금감원, 우리은행·신한은행 ‘외화 이상거래’ 검사 중간 발표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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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2000여회 걸쳐 해외로
22개 법인 관여…비정상 업체도
서울중앙지검도 관련 수사 착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이뤄진 거액의 외화 이상거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일부 시중은행에서 이뤄진 해외송금 관련 검사 진행 상황을 27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2일과 29일 각각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사실을 보고받고 현장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이 현재까지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는 총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이다. 두 은행이 금감원에 보고했던 2조5000억원(20억2000만달러)보다 규모가 커졌다.
문제가 된 외화송금의 대부분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이체된 자금이 국내 무역법인 대표이사 등 다수의 개인 및 법인 계좌를 거쳐 무역업체 계좌에 모인 후 해외법인에 송금되는 흐름을 보였다. 외화가 송금된 해외법인은 해외 가상통화 거래소가 아닌 일반법인들로 파악됐으며, 홍콩, 일본, 중국 등에 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거래에 관여된 무역법인은 총 22개 업체(은행 간 중복 제외)였다. 금감원은 무역법인 대표가 같거나 사촌 관계에 있고 한 사람이 여러 법인의 임원을 겸임하는 등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며,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업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거래에는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흘러들어온 자금과 일반적인 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 섞여서 해외로 송금된 경우도 있었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5월3일부터 올해 6월9일까지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1조6000억원(13억1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2월23일부터 올해 7월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총 2조5000억원(20억6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다만, 금감원은 일부 송금에는 정상적인 상거래 자금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이상 송금 거래를 한 법인에 대해서는 증빙서류 및 송금자금 원천 확인 등을 통해 거래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검사를 통해 파악된 내용은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하고 관세청에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화송금 업무를 취급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외국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 이행의 적정성 위주로 점검 중이다. 금감원은 검사 휴지기(7월25일~8월5일) 이후 검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나욱진)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지점에서 발견된 거액의 외화 이상거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은 지난주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수사 참고자료를 서울중앙지검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대구지검에 각각 전달했다. 검찰은 자료를 검토한 뒤 외화 거래가 가상통화를 이용한 환치기인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박채영·이혜리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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