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상황’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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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은행권의 수상한 외화송금 거래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은행들이 보고한 금액보다 2조원 가량 많다. 자금흐름에 연루된 기업간의 관계를 따져보니 송금한 대표가 사촌이거나 동일인물인 곳도 발견됐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상황’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는 총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다. 외화 이상 거래란 신설 소규모 법인 등에서 짧은 기간 거액의 외화를 반복적으로 송금한 거래를 말한다. 관련 업체는 중복된 기업을 빼면 22개다.
거래규모는 애초 은행이 자체적으로 보고한 내용보다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3개 업체에서 1조6000억원을, 우리은행은 5개 업체에서 9000억원을 이상거래로 보고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신한은행을 통한 이상거래 규모가 2조5000억원, 우리은행의 경우 1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에서는 17개월간 1238회, 우리은행에서는 13개월간 931회의 이상송금이 취급됐다.
대다수 거래에서 확인된 자금흐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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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송금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공개됐다. 대부분의 송금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시작된다. 거래소를 통해 이체된 자금은 다수의 무역법인 대표 등 개인·법인 계좌를 거쳐 무역법인으로 흘러갔다. 이는 다시 ‘수입대금’ 명목으로 해외법인에 송금됐다. 해외법인은 가상자산거래소는 아니고 일반 법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법인의 대표가 같거나 사촌관계인 사례도 있었다. 한 사람이 여러 법인의 임원을 겸임하는 특수관계인인 예도 포착됐다. 자금흐름 과정에서는 법인계좌에서 타법인 대표계좌로 돈이 가거나, 같은 계좌에서 다른 2개 법인으로의 송금, 특수관계인으로 여겨지는 업체들이 기간을 달리한 송금 등이 있었다.
가상자산거래와 일반상거래가 혼재된 자금흐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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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자금과 일반적인 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 섞여 이뤄졌다. 우리은행에서는 2개 업체가, 신한은행에서는 1개 업체가 이러한 송금 방식을 사용했다.
해당 사실은 지난달 말 금감원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보고를 받은 뒤 이뤄진 현장검사에서 밝혀졌다. 지난 1일부터는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유사거래가 있는지 자체점검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7월말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검사는 현재 외환감독국과 일반은행검사국, 자금세탁방지실이 연계해 진행중인데 다음달 5일 이후 마무리될 예정이다. 금감원이 점검 대상에 올린 거래규모는 총 53억7000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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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검사와 은행 자체점검 결과 등을 기초로 ‘이상 외화송금’ 업체가 추가로 드러나면 관련 내용을 검찰과 관세청에 통보할 계획이다. 은행 자체점검 결과에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검사도 실시한다. 외환 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은행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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