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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수상한 외환송금 7조...'코인 환치기' 우리·신한만 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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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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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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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점검 규모가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상거래로 확인된 거래만 4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내 가장자산거래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환치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가 종료되지 않은 만큼 이상 외환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금감원은 27일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우리은행이, 같은 달 30일에는 신한은행이 거액 이상 외화송금 거래 정황을 금감원에 보고해 현장검사가 이뤄졌다. 이어 이달 1일부터는 금감원이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상 외화거래가 있었는지 월말까지 제출토록 했다. 금감원은 외환감독국·일반은행검사국·자금세탁방지실이 연계해 검사 중이고, 다음달까지 검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지금까지 파악한 점검 대상 거래규모는 7조원(44개업체)에 달한다. 점검 대상 거래는 지난해 신설된 업체가 외환송금액을 5000만달러 혹은 자본금의 100배 이상 보낸 경우에 해당한다. 또 신설업체가 신한·전북·NH농협은행, 케이뱅크 등 가상자산거래소의 연계계좌를 운영중인 곳과 5000만달러 이상의 거래를 빈번히 한 경우도 포함됐다. 신설업체가 특정 은행지점의 외환송금 실적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경우도 점검 대상이다. 다만, 금감원은 점검 대상 거래 중에서는 정상적인 상거래에 따른 송금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현재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는 신한·우리은행에서만 4조1000억원(중복제외 22개업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이 보고했던 최초 규모인 2조5000억원(8개업체)보다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에서는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1조6000억원(10개업체)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신한은행에서는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2조5000억원(15개업체)의 이상 외화송금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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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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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상 송금을 실행한 업체에 대해 증빙서류와 송금자금 원천 확인 등 거래 실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에 대해서는 외국환업무 취급과 자금세탁방지업무 이행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 무역법인의 대표이사 등 다수 개인과 법인을 거쳐 해당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된 뒤 수입대금 지급 명목으로 해외법인에 송금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히 법인의 대표가 같거나 사촌관계이고, 한 사람이 여러 법인의 임원을 겸인하는 등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상황도 확인됐다. 이 경우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환치기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들어온 자금과 일반 상거래를 통해 유입된 자금이 섞여서 해외로 송출되는 식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검사와 은행 자체점검 결과를 기초로 이상 외화송금 업체가 추가로 확인되면 관련 내용을 검찰과 관세청에 통보해 수사에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은행 자체점검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경우 추가 검사도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종료한 후 외환업무와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은행에 대해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이상 외화거래를 보다 실효성 있게 모니터링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감독 노력을 지속하고, 필요시 관계부처와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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