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화·CJ·현대중·한진·코오롱·금호석화·SK네트웍스 등
30대·40대초 "기존과 다른 스타일"…승계 작업 빨라질 듯
(왼쪽 상단부터)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조현민 ㈜한진 사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대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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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김종윤 기자 = 재계에 오너가 3세·4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올해 범현대가(家)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SK, 롯데, 한화, GS, 금호석유화학 등에서 3세와 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대부분이 30대와 40대초반의 나이에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의 사내이사와 임원 자리에 앉았다. 앞으로 지분을 늘려 경영 승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은 지난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금호석유화학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합류는 박찬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 2개월 만이다.
1978년생인 박 부사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7.21%를 보유한 개인 2대 주주다. 2010년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수지해외영업(상무)·수지영업담당(전무)를 거쳤다. 지난해 국내외 영업을 총괄하는 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사내이사 입성으로 그의 회사 내 영향력은 한층 커졌다. 앞으로 3세 경영 체제 전환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그룹에서는 4세 경영이 시작됐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이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
지난 20일 코오롱글로벌이 인적분할하면서 생긴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에 올랐다. 2012년 코오롱그룹 입사 후 10년만이다. 코오롱 자동차부문은 2012년부터 연평균 12% 성장한 차량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984생인 그는 지난 7일 유명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씨의 딸과 결혼했다.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사장은 '미등기 임원'을 벗었다.
1982년생인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열린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HD현대→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어진다. 지주사와 중간지주사에서 지배력을 확대한 만큼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이다.
그는 언론사를 거쳐 현대중공업에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지만 곧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겸손하고 소탈하다는 평을 듣는다.
SK그룹에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올해 SK네트웍스 사내이사에 올랐다. 최 총괄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이다.
1981년생으로 SK그룹 오너3세 중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했다. 2009년 SKC에 입사했으며 2019년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 사업총괄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1.89%에 불과했지만 올해 적극적으로 지분을 늘리면서 2.57%로 높아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한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한화는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한화의 지분 4.44%를 보유해 김승연 회장(22.65%)에 이은 개인 2대 주주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한화의 사내이사에 오른 만큼 그룹 지배력은 한층 커졌다.
1983년생으로 하버드대에 재학할 당시 한인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한 이후 태양광 사업을 주도했다. 한화그룹 입사동기와 2019년 결혼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는 임원으로 승진하며 3세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1986년생인 그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데 이어 이번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 대학을 졸업한 뒤 미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첫 직장은 신동빈 회장과 같은 노무라증권에서 출발했다. 국적도 일본이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허진수 의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허 대표가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는 2019년부터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를 이끌고 있으며, 주요 오너 4세 경영인 중 가장 먼저 계열사를 이끌었다. GS글로벌에서 거둔 사업 다각화 성과를 인정받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진그룹 오너가 3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은 임원으로 승진했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재계오너 분포도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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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오너가 중 임원은 모두 270명이다. 이중 '회장' 직함을 쓰는 오너 경영자는 21명에 달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가 임원도 오너가의 1970년 이후 출생자 중 30%나 됐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1970~1980년대생 임원들의 발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과 다른 사업 스타일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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