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통화 올 상반기 약 7% 하락…타지역보다 하락폭 커
원자재 가격 상승에 中·日 통화완화 정책이 통화 약세 파급
"2013년 텐트럼처럼 펀더멘털 취약국 신용불안 가능성"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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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아시아 통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최악의 경우 2013년 ‘테이퍼 텐트럼’처럼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최근 아시아 통하 가치 변화 및 시사점’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통화는 작년 하반기 달러화 대비 2.1% 하락해 다른 지역 통화 대비 안정적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6.9%나 폭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럽이 7% 하락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중남미는 3% 하락해 아시아 통화보다 덜 떨어졌다.
인도, 일본, 필리핀, 우리나라의 대미달러 통화 가치가 초장기 저점을 경신하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도 장기 저점에서 1% 차이에 근접하는 등 약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아시아는 대부분 에너지 순소비국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됐고 그 결과 통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강세시 이에 즉각 반응하는 투기 거래 외에도 상반기 다수 국가가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면서 약세 압력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중국, 일본의 경제 부진과 이에 따른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아시아 주변국의 통화 약세 압력으로 파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원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 약세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통화 약세 여건의 한 축인 원자재 강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지만 그 배경이 ‘경기침체 우려’에 있고 통화정책 차별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전환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가 중국 경기반등, 주식 자금 순유입 전환 등에 안정되고 있어서 일부 아시아 통화 가치를 지지할 수 있지만 미국 정책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환율 여건은 상반기와 유사할 것이란 평가다.
이 부전문위원은 “유동성 축소, 실적 장세가 장기화되면서 2013년 테이퍼 텐트럼 등처럼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를 위주로 신용불안이 대두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이퍼 텐트럼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언급한 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등 ‘긴축 발작’이 나타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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