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만났다./사진=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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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재무장관이 금융·외환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 등을 위해 협력키로 뜻을 모았다.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세부 방안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본격화될지 기대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세계 경제 동향과 전망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여타 위험요인에 대한 양국 간 공조방안이 함께 내실 있게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회의에 앞서 "금융·외환시장의 동향과 협력 방안은 물론 기후변화, 팬데믹·글로벌 보건 등 양국 간 협력이 필요한 제반 이슈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등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접촉에서 우리 측은 미국 측에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논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지난 1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통화스와프 재개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통화스와프 재개 여부는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후속 조치 등을 위한 한미 중앙은행 간 협의가 이뤄질 때 한미 통화스와프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미 양국은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2020년 3월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우리나라가 통화스와프 재개에 적극적인 것은 최근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국내 달러화 부족 현상 때문이 아닌 만큼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계약 체결 소식은 시장에 '유사시 정부가 달러화를 풀 수 있다'는 기대를 형성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326.1원까지 오르며 약 1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320원선을 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액 증가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미 연준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한 이후에는 점차 통화 긴축 속도를 낮추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은 미 연준이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옐런 장관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잔혹한 전쟁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상한제 도입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막으면서 가격을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 나선 옐런 장관은 일본을 거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방문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재생에너지 관련 전시관 '지속가능갤러리'를 둘러본 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옐런 장관님의 방한이 한미 간 다양한 포괄적 동맹 관계가 더 크게 진전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한국은행을 방문, 이창용 총재 등을 만나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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