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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미국도 제 코가 석잔데..." 1300원대 환율, 통화스와프로 잡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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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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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 18일 서울시내 지하상가에 설치된 시중은행 환전 광고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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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연일 1300원대로 고공행진하면서 환율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통화스와프 재개 필요성에 공감하고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정작 칼자루를 쥔 미국이 우리 측 제안에 호응할 것인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선 물가 안정을 위해 달러화 강세와 다른 나라 통화의 약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한미 통화스와프 등으로 타국 통화 가치가 높아지는 걸 반길 리 없다는 점에서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6.1원, 7월 15일) 보다 8.7원 내린 1317.4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원/달러 환율은 약 1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320원선을 넘었다.

고환율로 수입물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정은 지난 1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추진에 뜻을 모았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로 필요한 만큼 돈을 교환하고 일정 기간 이후 필요에 따라 미리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한미 양국은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2020년 3월 6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을 했지만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국내 달러화 부족 현상이 아닌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이라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시장이 '유사시 정부가 달러화를 풀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

19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옐런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만날 예정이다.

문제는 미국 입장에선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이다. 우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로선 지난달 9.1%까지 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지금과 같은 강달러 현상은 미국 수입 물가를 낮추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 한국 제품을 싼 값에 살 수 있는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환율을 떨어트려 굳이 수입 물가를 높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선 만약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주요국들과도 통화스와프를 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미국이 유동성을 흡수하는 상황이라는 것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 낮은 원인으로 풀이된다. 대개 미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화가 부족할 때 달러화를 푸는 수단 등으로 통화스와프를 이용한다. 그러나 지금은 미 연준이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화스와프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달러화를 필요로 하는 만큼 원화 확보가 시급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스와프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법인 김앤장의 김형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민·당·정 토론회에서 "현재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스와프 대상을 확대할 유인이 없다"며 "연준과 한국은행 간의 차원이 아닌 경제 안보, 동맹 강화, 미국에의 반도체 투자 확대 등과 연계해 설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이미 충분히 올랐으며, 미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부근이 고점이고 여기에서 추가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올해 3분기 말이면 조정이 될 수 있고 연말에는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종료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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