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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서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 아버지가 2만 3750명 만원 관중 앞에서 프로야구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TOP 4를 수상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바람의 아들'이 남긴 위대한 업적을 새삼 한 번 더 깨달았다.
이정후는 올스타전에 앞서 "아버지는 정말 최고셨다. 수치적으로 봐도 그렇고 정말 멋진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셨다"며 "내가 아무리 잘해도 넘볼 수 없는 기록들을 많이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20대 때 아버지를 현재의 내가 넘어서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종범 감독은 KBO 통산 1706경기 타율 0.297 1797안타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의 업적을 남겼다. 1994 시즌에는 타율 0.393 196안타 19홈런 84타점이라는 경악스러운 성적을 찍었고 1997 시즌에는 현재까지도 유일한 유격수 3할-30홈런-30도루(64도루)를 기록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2006년부터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1 시즌까지 매년 큰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성기 시절 퍼포먼스는 역대 야수 중 최고였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야구 천재', '종범神' 등의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이정후도 아버지가 한국 야구에 남긴 발자취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데뷔 첫해였던 2017 시즌 아버지도 손에 넣지 못했던 신인왕에 오르고 이달 중 역대 최연소 1000안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20대 이종범'을 자신이 결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정후 스스로 아버지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현역 시절 경험해 보지 못했던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면 '20대 이종범'과 승부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정후는 "내가 열심히 해서 아버지가 못 해본 걸 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해외 진출이다"라며 "아버지는 일본에 가셨는데 내가 더 잘해서 좋은 리그에 가게 되면, 또 거기서 잘한다면 내가 (아버지를) 이기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미국이라는 단어만 직접적으로 입에 담지 않았을 뿐 사실상 빅리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소속팀 키움의 동의를 구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리그 진출 도전이 가능하다. 절친한 선배 김하성이 이미 지난해부터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정후의 기량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 뛰어난 컨택 능력에 비해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해 전반기 85경기서 15홈런을 쏘아 올렸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20년 140경기 15홈런과 비교하면 페이스가 대단히 빠르다. 20홈런도 충분히 겨냥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올스타전 사전 행사로 진행된 팬 사인회에서는 이정후를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가족도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은 이정후와 기념 촬영을 마친 뒤 "몇 년 뒤 LA에서 만나자"는 덕담을 건네고 떠났다.
이정후도 기분 좋은 농담이 싫지만은 않은 듯 미소로 답했다.
사진=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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