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차트. 사진|한국음악콘텐츠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K팝이 글로벌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 받으며 본격 글로벌 약진을 시작한 K팝은 영미팝, 라틴팝으로 대표돼 온 전 세계 팝 음악 시장에서 2022년 현재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빌보드 '핫100', '빌보드200' 차트를 동시에 거머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무수히 많은 한국 가수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 음악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현실 속,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 이 순간, 국내 포함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K팝은 과연 어떤 곡일까.
'아이튠즈 OO개 국가/지역 1위'라는 성적표나, 빌보드 세부 차트 순위로 어렴풋이 짐작할 수밖에 없던 K팝 가수들 그리고 그들이 내놓은 곡의 인기 순위를 이제는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일 비전선포식을 통해 새롭게 개편한 써클차트(CIRCLE CHART, 구 가온차트)를 통해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는 대중음악차트 가온차트를 유튜브,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들과 손잡고 전 세계 K팝 데이터를 수집하는 '써클차트'로 개편했다.
가온차트를 운영해 온 음콘협은 써클차트 개발을 위해 유튜브(2020), 틱톡(2021), 스포티파이(2021), 애플뮤직(2022)과 공식적으로 데이터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합법적으로 수집된 전 세계 K팝 데이터를 멜론,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 등 국내 데이터와 합산해 써클차트 내 '글로벌 K팝 차트'로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써클차트로의 개편에 대한 가요계 시선은 다양하다.
A 기획사 관계자는 "글로벌 K팝 인기가 큰 만큼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K팝의 추세와 인기를 반영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노력으로 인정 받을만하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 차트개설에 대한 부분도 향후 어떤 식으로 K팝 산업 환경에 적용 및 발전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고 전했다.
B 기획사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 데이터를 합산한 만큼 해당 차트를 통해 K팝 아티스트들에 대한 해외 반응을 국내에서도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K팝 팬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냈다.
C 기획사 관계자는 "유튜브, 스포티파이가 대세인 만큼 현 시장 트렌드에 맞는 바람직한 개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면서 "다만 국내 팬덤 기반 가수의 음원이나 프로젝트 음원 등의 경우 국내 차트 순위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써클차트 내 글로벌 K팝 차트 순위는 디지털 차트 순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K팝 차트 상위권은 대부분 아이돌 그룹이 차지하고 있고, 국내 차트에선 100위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던 아이돌 음원도 꽤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국내 차트에서 선전하던 가수들의 순위는 뒤로 밀려나 있다. 때문에 기존 국내 음원차트 이용자들 특히 '아이돌 무관심층' 유저들에게는 써클차트의 '글로벌 K팝 차트'의 등장(?)이 얄밉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차트 기반 순위와 국외차트 포함 순위의 차이는,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현 시점 거부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음콘협 최광호 사무총장은 "글로벌 K팝 차트와 국내 차트간 차이가 보이는 이유는 아무리 음원강자라 해도 국내 인기와 해외 인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K팝 차트의 도입은 국내와 해외를 모두 합쳐 집계 영역이 넓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차트라는 건, 여러 장르나 종류의 세분화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다양한 지표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본다. 국내로만 한정짓는 것 역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전 세계 다양한 지역, 국가에서 K팝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양상을 순위화하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지난해 발매된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앨범을 예로 들며 "국내에서는 차트 순위가 기대만큼 좋진 않았지만 지금도 리사의 음악이 전 세계에서 굉장히 많이 소비되고 있다"면서 "어느 기준이 맞고 틀리다가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의 차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로벌 K팝 차트'라는 차트명 자체가 '글로벌'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특정 플랫폼에 가중치를 두진 않았다.
최 사무총장은 "가온차트를 도메스틱(국내) 차트로 운영할 때도 멜론, 벅스 등 음원차트별 가중치는 전혀 없이 동일했다. 각 플랫폼별 다운로드, 스트리밍 1회가 그대로 1회로 집계됐다"며 "써클차트 개편 후에도 마찬가지다. 스포티파이든 유튜브든 어디로 들어오건 유료 음악 서비스를 통한 다운로드 1회를 그대로 1로 산정해 총합을 매긴다"고 국내외 플랫폼별 가중치가 아예 없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보다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은 다소 아쉬울 수 있을 터. 하지만 최 사무총장은 "차트의 다양성을 봐야 한다"며 "디지털,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 기존 차트도 계속 존속되는 만큼 각자의 관심에 따라 차트를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이 알고싶은 섹터가 있으면 이번 개편을 통해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써클차트 집계에 활용되는 플랫폼은 약 100~150개국에서 집계된다. 특히 "현재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데이터도 온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K팝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한 최 사무총장은 "전쟁 등 여러가지 이유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전 세계인들이 K팝에 바라는, 예를 들면 화합 등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써클차트 역시 K팝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교두보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