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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외환마감]각종 악재에 스태그 공포 확대…환율, 1316.4원까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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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에 미 달러화 초강세

글로벌 달러인덱스 108선 상승, 20년4개월래 최고

위험회피 심리 확산, 국내증시는 2% 안팎 하락 마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16원선까지 오르면서 지난 6일 기록한 연고점을 넘어 2009년 4월말 이후 13년 3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의 독일 가스관 가동 중단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데일리

사진=AFP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3.90원) 대비 8.20원 오른 1312.1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상승을 따라 7.10원 오른 1311.0원에 출발한 뒤 5~6원 안팎으로 오르다가 글로벌 달러화 추가 강세, 중국 위안화 약세와 국내증시 낙폭 확대 등에 연동해 상승폭을 키워갔다. 오전 중 이미 지난 6일 기록한 1311.0원을 뚫고 올라 상단이 뚫리면서 오후로 갈수록 상승폭을 키우더니 장중 12원 이상 오르며 1316.40원까지 찍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30일 기록한 장중 고가(1325.0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7월 13일 기록한 131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 급등세를 이끈 것은 대외적인 악재 요인에 의한 달러화 강세 흐름이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30분께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31포인트 오른 108.33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8선으로 오른 것은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에서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강한 ‘BA.5’ 변이가 발견됐단 소식에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갈등이 에너지 전쟁으로 번지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달러화를 더 밀어 올렸다. 러시아가 유지·보수작업을 이유로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원’ 가스관의 가동을 멈췄는데, 상황에 따라서 재가동 하지 않을 수도 있단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공급망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감이 시장을 덮쳤다. 침체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도 이어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2년물 금리는 같은 시간 각각 2.971%, 3.043%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뛰어 넘는다면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더 오르면서 달러화를 추가로 밀어 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우리시간으로 내일 밤 9시 30분께 발표되는 6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8%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9% 가까운 수치도 전망하는 분위기다. 미국 물가가 또 한 번 시장 예상 수준으로 뛰어 넘는다면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 코로나19 확산 소식과 러시아의 가스관 가동 중단 소식 등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고 달러화 매수 수요가 많았는데 13일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발표를 앞두고 외환당국 개입 경계도 제한되는 모습이 보이자 환율은 전고점을 뚫고 상승폭을 키우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CNH)은 전일 대비 0.25% 올라 이날 장 초반 6.72위안대 6.74위안대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소식에 중국 11개 대도시가 재봉쇄에 나서며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국내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흐름에 1~2%대 하락폭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450억원 팔면서 전일 대비 0.96% 하락 마감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1600억원 팔고 기관도 순매수에 나서면서 전일 대비 2.12% 떨어졌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97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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