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 보고서
역전 3차례…대략 2년간 지속
“한은, 국내 경제상황 중시 대응”
지난 5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기자설명회를 열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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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7월 말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1998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가 우리보다 더 높은 ‘금리 역전’이 일어난 건 3번으로 그때마다 역전 기간은 대략 2년 동안 지속됐다. 미국이 물가급등에 대응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에는 반드시 금리역전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목표범위 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0.25%포인트만 올리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27일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0.00∼0.25%포인트의 역전을 피할 수 없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미국 기준금리는 우리보다 0.25∼0.50%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지속성장이니셔티브)이 11일 발표한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양국간 역전 시기는 총 3번으로 1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월~2001년 3월(1년 9개월), 2차는 중국경제 활황세로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비교적 경기가 좋았고 물가도 점차 오름세를 보였던 2005년 8월~2007년 8월(2년), 3차는 우리 경제가 수출부진과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있었던 2018년 3월~2020년 2월(1년 11개월)이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24년간,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계속 인상했던 시기에는 반드시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발표한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 보고서.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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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와 3차 때는 미국의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확대됐음에도 한국은행이 국내 정책금리를 완만한 속도로 인상했고, 2차 때는 미국의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에 맞춰 국내 정책금리도 빠르게 인상했던 시기다. 2차 역전 시기 당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17차례 연속 인상) 총 4%포인트나 상승했다. 당시 한국은행도 부동산가격 버블에 대응해 금리를 빠르게 올렸지만 역전이 2년간 지속됐다. 당시는 2007년 1월~2008년 7월까지 18개월동안 국내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7%에서 5.9%로 급등했던 때다.
우리나라 물가가 또 한번 급등했던 2009년 7월~2011년 8월(25개월, 소비자물가상승률 1.6%→4.7%)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3.25%까지 올렸지만 당시 미국은 제로금리(0%)를 유지하던 때라 금리 역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금리역전 사례를 보면 우리 중앙은행이 내외금리 역전 상황 자체를 회피하려는 쪽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했다기보다는 부동산가격 버블 등 국내 경제상황을 중시하는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정책금리 역전 자체가 반드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정책 결정은 당시 경제 상황에 맞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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