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퍼리그 산둥 미드필더 손준호. [사진 산둥타이샨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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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4연패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출전 엔트리 26명을 공개했다. 중국 수퍼리그에서 뛰는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루넝)가 열 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K리그에서 절정의 공격력을 과시 중인 멀티 공격수 이승우(24·수원FC)는 이번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에 참가할 남자축구대표팀 엔트리 26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 남자부 일정은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서 오는 19일 시작해 27일까지 열린다. 벤투호는 중국전(20일)을 시작으로 홍콩전(24일)과 일본전(27일)을 잇달아 치른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데이 기간에 열리지 않아 해외파 소집이 불가능하다. K리그를 포함해 동아시아 3국(한·중·일)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소집 대상이다. 동아시안컵 출전 선수들은 가깝게는 9월 A매치 평가전, 멀게는 11월 카타르월드컵 엔트리에 도전할 우선권을 얻는다. 벤투 감독에겐 국내파 선수들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절호의 기회다.
벤투 감독이 손준호를 호출한 건 지난달 A매치 평가전 4연전을 치르며 드러난 미드필드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당시 핵심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표팀의 전반적인 중원 밸런스가 무너졌다. 브라질전(1-5패)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칠레전 2-0승, 파라과이전 2-2무, 이집트전 4-1승)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상대의 전방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의문 부호가 드리워졌다.
FC서울전 득점 직후 환호하는 수원FC 공격수 이승우. [사진 수원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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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는 이승우가 탈락한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감독이 지닌 선수 선발 권한을 보호하고 인정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승우가 대표팀에서 경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건 부당하다는 반론 또한 거세다.
이승우는 10일 FC서울전 득점포를 포함해 올 시즌 9골(득점 4위)을 기록 중이다. 슈팅 정확성, 화려한 발재간과 고속 드리블, 수준급 볼 키핑력 등 대표팀에 필요한 역량을 두루 갖춘 공격 카드로 주목 받는다. K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하면서도 벤투 감독의 외면을 받는 상황은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제주)과 MVP 홍정호(전북)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 시스템을 존중하되, 검증하고 견제할 장치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언론 타이산완바오는 11일 “손준호가 다롄과 수퍼리그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쳤다. 인대 부상 상태가 심각해 동아시안컵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A 감독도 “손준호가 경기 중 부상을 당해 전반 12분 만에 교체 됐다. 동아시안컵까지 회복하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손준호가 회복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표팀 선발을 강행한 셈인데, 이런 상황은 벤투호에서 처음이 아니다. 대표팀 엔트리를 구성할 때 소속팀 또는 선수와 미리 의사소통하지 않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 때문에 부상자가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중도 퇴소하고 새 얼굴로 바뀌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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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격년제로 치러지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최근 세 대회(2015·17·19) 연속 우승 중이다.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4연패에 도전한다. 우승 경쟁은 사실상 한-일 맞대결로 좁혀진 상태다. 중국이 수퍼리그(프로 1부리그) 선발팀 구성을 검토하다 일정상 문제로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내보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참가팀 홍콩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동아시아 3국에 한참 뒤진다. 27일 한일전이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주목 받는 이유다.
벤투 감독은 “상대팀의 구성이나 수준에 상관 없이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동아시안컵에 참가할 것”이라면서 “16일 K리그 경기 후 나흘 뒤인 20일에 첫 경기를 갖는다. 더운 날씨에 8일간 3경기를 치르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각별히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준(포항), 이상민, 강성진(서울), 김주성(김천), 이기혁(수원FC) 등 대표팀에 처음 발탁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최근 K리그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 눈 여겨 봤던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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