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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에 한은 사상 첫 '빅스텝·3연속 인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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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통위 '물가 우선' 통화정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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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임박하면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6%대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이달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역전이 본격화되면 자본유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예상대로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으면 사상 첫 빅스텝인 데다 '3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가 오는 13일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려 현재 1.75%가 됐는데, 이달에 0.50%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하면 첫 3회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25%가 된다.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진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를 나타냈다가 3월과 4월 4%대를 기록한 후 5월 5%대로 뛰어올랐고 6월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올해 물가는 전월 대비 0.6~0.7%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0.7% 상승률이 1년 내내 이어졌다고 가정하면 연율 환산 기준 상승세는 8.2%에 달할 정도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아직 정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축산물 가격은 두 자릿수 오름폭을 지속하는 데다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던 농산물까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밥상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에는 전기·가스요금도 추가로 인상돼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심의관은 물가가 7∼8%대까지 오를 가능성에 "지금처럼 높은 상승 폭을 유지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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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임금상승을 유발해 다시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임금인상-인플레이션 악순환에 경제를 빠져들게 한다"며 "경제가 이런 악순환에 빠져들지 않게 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나라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자가주거비를 포함할 경우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8%대를 나타내는 미국에 근접한다"며 "인플레이션의 시발점이었던 부동산 자산가치 폭등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금통위가 빅스텝에 신중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빅스텝 대신 한은이 7∼8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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