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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트로트와 연예계

지겨운 트로트 예능…'불타는 트롯맨'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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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PD, 독립 후 첫 행보는 '불타는 트롯맨' 제작
"시청자들은 늘 새로움·재미를 원한다"
한국일보

임영웅은 '미스터트롯'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TV조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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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트로트 가수도, 음악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임영웅의 노래도 이제 더는 낯설지 않다. 어느 순간 트로트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렇게 된 데는 예능의 공이 컸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으로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든 음악팬들이 적지 않다.

서혜진 PD는 트로트 신화를 만들어낸 주역이다. 가수 송가인이 빛을 발하게 만든 '미스트롯'도, 임영웅에게 큰 인기를 안긴 '미스터트롯'도 그가 기획했다. '미스트롯'이 처음 막을 올릴 당시만 해도 '저게 뜰까?'라는 의문을 품은 이들이 많았지만 트로트는 안방극장에 새로운 열풍을 불러왔다.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 '미스트롯' 마지막 회 시청률은 18.1%를 기록했다. '미스터트롯'과 '미스트롯2'는 트로트 열풍을 더욱 거세게 만들며 30% 넘는 시청률을 이끌어냈다.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던 서 PD는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작품 제작에 나섰다. 독립 후 첫 행보는 MBN '불타는 트롯맨' 제작이다. '불타는 트롯맨'은 트롯 쾌남들의 인생을 건 도전을 다루는 초대형 트로트 오디션으로 올해 하반기 방송된다. 서 PD는 대중과 만남을 앞두고 "시청자들은 늘 새로운 것, 재밌는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BN과 크레아스튜디오가 존중과 상생의 정신으로 성공한 오디션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에 의기투합했다"고 알렸다.

지겨운 트로트 예능?


많은 이들은 '불타는 트롯맨'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로트 예능과 관련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방극장에 찾아온 트로트 열풍과 관련해 "맨날 TV 켜면 트로트가 나온다" "트로트 프로그램 너무 지겹다" "여기저기 트로트뿐이다" 등의 불만글이 게재됐다.

이러한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이유는 트로트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성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로트 팬이 예능으로 크게 증가했음에도 이 장르를 즐기는 마니아층은 대부분 중·노년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트로트가 아닌 힙합, 발라드, 댄스곡 등에 더욱 열광한다.

이에 '미스터트롯'의 인기를 뛰어넘는 프로그램도 쉽게 탄생하지 않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하는 존재는 주로 심사위원이 아닌 참가자였다. 대중은 '미스터트롯'의 톱6에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댄스 크루들에게 열광했다. 기존의 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오디션이 화제를 모으기 위해서는 참가자의 인기가 중요한데 현재 제2의 송가인과 임영웅이 탄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로트를 즐기는 마니아층이 한정돼 있는 가운데 앞서 인기를 얻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출신 일부 스타들의 입지가 매우 탄탄하기 때문이다. '세대 교차'라는 말을 쓰기엔 이들에게도 아직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많다. 꾸준히 활발하게 활약 중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들을 사랑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차별화 포인트 없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에게 시선을 돌리기 어렵다.

자기 복제와 약간의 변주

한국일보

서혜진 PD는 TV조선을 떠나 독립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론칭했다. TV조선 제공


새로운 트로트 오디션이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참가자가 대중의 눈길을 받을 기회를 얻는다. 물론 모든 면에서 새로워야 할 필요는 없다. 자기 복제와 약간의 변주로도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tvN '뿅뿅 지구오락실'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예능을 나영석 PD의 자기 복제 프로그램으로 여기면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월 5주차 굿데이터 TV화제성 비드라마 부문 순위에 따르면 '뿅뿅 지구오락실'은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대중은 고정 출연자가 MZ세대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멤버 구성이 달라지니 기존 나 PD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 출연진의 케미스트리 색깔이 달라졌다.

'미스터트롯' 또한 이에 속한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미스트롯'과 상당 부분 비슷했지만 참가자들의 성별이 달라지니 새로운 매력이 생겼다. 이에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게 됐고 참가자들은 대중 앞에서 매력을 드러낼 기회를 얻었다. 참가자들이 인기를 누리니 자연스레 프로그램의 파급력도 높아졌다.

물론 완벽하게 다르고, 신선한 예능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불타는 트롯맨' 또한 이제는 익숙해진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포맷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새 예능에 중요한 건 이전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새롭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는지다. 쏟아지는 트로트 프로그램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타는 트롯맨'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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