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기다린 보람 있네…롯데의 ‘복’덩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선발로 출발해 ‘팀내 다승 공동 1위’ 올라선 이인복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4년 데뷔 후 긴 침묵 끝에 만개
5월엔 주춤했지만 페이스 되찾아
전반기만 8승째 ‘필승 카드’ 우뚝

“이인복이 4선발이다.”

프로야구 2022시즌을 맞이할 때까지만 해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이 같은 결정이 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몰랐다.

전반기 막판 롯데의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인복(31)은 올시즌 팀 선발진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이인복은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1홈런 1볼넷 1삼진 2실점(1자책)으로 팀의 12-5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째(7패)를 거두며 팀내 외인 에이스 투수 찰리 반즈(8승5패)와 함께 팀내 다승 공동 선두로 우뚝 섰다. 리그 전체로 보면 세 번째로 많은 승수다. 2승만 더 하면 데뷔 첫 10승 달성도 가능하다.

서울고-연세대를 졸업한 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에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지명된 이인복은 2019시즌까지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2014~2015시즌 1군에서 12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친 이인복은 경찰청에 입대했고 복귀 후 2019시즌에도 11경기를 뛰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2020시즌부터는 가능성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마음가짐부터 “잘해야 된다”라기보다는 “그냥 던져보자”라고 고쳐먹었다. 그해 5월3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1로 앞선 8회 등판해 연장까지 3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이 경기를 포함해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인 47경기에 뛰며 45.1이닝 31실점(28자책) 평균자책 3.97로 호성적을 냈다.

2021시즌에는 구원으로 뛰다 후반부에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잇따른 선발 자원들의 이탈로 이인복에게까지 기회가 왔다. 선발로 등판한 8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 2.59를 기록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서튼 감독은 이인복을 “다이아몬드 원석과 같은 존재다. 다이아몬드가 되기 위해서는 세공사가 자르고 광을 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인복은 최대한 노력해서 자신을 특별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한번 빛을 본 원석은 더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되었다. 올해 4선발로 시작해 개막 후 첫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3승2패1홀드를 기록한 이인복은 5월에는 5경기 중 1승(4패)만 거두는 데 그치며 선발 자리가 위태로울 뻔했다. 하지만 6월부터 다시 제 페이스를 찾았고 이제는 롯데의 필승 카드가 되었다.

이인복은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다. 지난 6일 SSG전에서도 그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5㎞였다. 대신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강하게 힘으로 누르기보다는 땅볼을 유도해 타자를 잡아낸다. 이인복이 등판했을 때는 야수들의 집중력까지 올라가는 이유다.

‘포커페이스’도 그의 장점 중 하나다. 베테랑 같은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큰 동요 없이 던진다.

기회를 준 건 사령탑이지만 이를 잡은 건 결국 이인복의 노력이었다. 서튼 감독은 “이인복은 우리 팀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라며 “질 좋은 스트라이크를 던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대기만성’ 이인복의 꾸준한 활약이 더해지면서 롯데는 후반기 희망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