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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신 차려" 박용택에 뺨 맞은 '휘문택' 임찬규, 5이닝 무실점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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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오지환도 활약…모두 LG '원 클럽 맨'

뉴스1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 LG 선발 임찬규(휘문택)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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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대선배이자 레전드 박용택(43)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등번호 '33'번 기운을 받은 탓일까. LG 트윈스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박용택의 은퇴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LG에겐 매우 특별했다. 바로 2020년 현역에서 은퇴한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특별엔트리로 1군에 등록된 박용택은 경기 전 시구를 시작으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LG 선수들은 선배 박용택에 대한 예우로 모두 '33번'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또 이름 대신 박용택의 다양한 별명을 새기고 나섰다.

박용택은 특별한 경기에서 후배들이 꼭 승리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는 경기 전 "오늘 경기 전 교체 아웃되면서 특별한 퍼포먼스를 하려고 한다"면서 "선발투수인 (임)찬규가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에서 '귀싸대기'를 때려주려고 하는데, 찬규가 '살살 때려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후배에 대한 '충격 효과'였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3승5패에 평균자책점 5.98에 그치고 있었다.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이기도 한 그는 이날 '휘문택'을 새기고 경기에 나섰다.

박용택은 공언한대로 임찬규의 뺨을 살짝 건드렸다. '때렸다'기 보다는 쓰다듬는 것에 가까웠지만 아끼는 후배가 활약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임찬규는 이날 "야구 인생 마지막인 것처럼 던지겠다"며 각오를 불살랐고, 결과도 훌륭했다. 그는 5회까지 3피안타 2볼넷만을 내주며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임무를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선배가 지켜보는 앞에서 약속을 지켰다.

2회 1점을 선취한 뒤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던 타선도 동점을 허용한 뒤 집중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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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 LG 채은성이 7회말 2사 2,3루에서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후 김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2.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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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는 '울보택'을 새기고 나온 4번 타자 채은성이었다.

채은성은 7회말 2사 2,3루 찬스에서 잠실구장의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채은성은 2루까지 향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보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진 찬스에선 오지환이 추가 적시타를 날렸다. 이 안타로 4-1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박용택은 이날 경기 전 자신의 '후계자'를 묻는 질문에 지체없이 오지환을 언급했다. 그는 "오지환에게 LG를 거친 숱한 주장들이 아무도 우승을 못했다고 말했다"면서 "만약에 우승 팀 주장이 된다면 노찬엽 선배 다음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오지환도 중요한 순간 활약을 펼치며 선배의 기대에 화답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활약을 펼친 임찬규와 채은성, 오지환은 현재까지 LG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19년을 LG 한 팀에서만 뛰고 은퇴한 박용택과 오버랩된다. 박용택과 LG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기가 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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