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로 백신주권이 확보되면서 먹는 약(경구용 치료제) 개발의 현주소에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일부 기업이 올 3분기에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상반기엔 백신, 하반기엔 경구용 치료제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0여 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효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5만2000명에게 투약하고 올해 2월 사용이 중단됐다. 셀트리온은 최근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도 중단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뗐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다국적제약사의 제품뿐이다. 이에 따라 치료제의 자급화, 특히 투약이 편리한 경구용 치료제의 자급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속도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하는 'S-217622'이 가장 빠르다. 지난달 국내 임상 환자 등록을 완료했으며, 투약도 마쳤다.
지난 22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S-217622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이 약은 경증~중등증 환자 428명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위약군 대비 바이러스 검출율이 90% 감소하고, 바이러스가 음성이 될 때까지의 시간은 1~2일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기침, 목 통증, 콧물, 코 막힘, 호흡 곤란의 5가지 증상을 개선했다.
시오노기는 지난 2월 후생노동성에 조건부 조기 승인을 신청, 이후 의약품의료기기법 개정안을 통해 신설된 긴급승인제도를 통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증상 개선 지표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승인 시점이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긴급승인 여부는 7월 중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도 이에 발맞춰 국내 사용을 타진할 전망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시오노기가 제출한 자료에는 한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의 일부 데이터도 포함됐다"면서 "일본 현지의 상황에 따라 국내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연물 기반 경구용 치료제 'ES16001'을 개발하고 있는 제넨셀은 3분기까지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하고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회사는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2/3상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총 8곳으로 늘리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ES16001은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신약후보물질이다. 환자 투약은 지난달 18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개시했다. 한국은 물론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서 다국가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넨셀 관계자는 "임상시험 실시기관 추가 및 투약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약가 경쟁력도 있어 엔데믹(풍토병화) 후에도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도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 범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CP-COV03'의 개발 속도를 당기기 위해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늘리고 있다. 현재 베스티안병원을 비롯한 2개 기관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권 병원 1곳을 추가해 임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최대한 빨리 긴급사용승인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엘은 27일 경구용 치료제 'BLS-H01'의 임상 2상 환자 투약을 위해 가천대 길병원에서 임상시험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았다. 중등증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대전 웰니스병원에서도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진원생명과학은 해외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9월 경구용 치료제 'GLS-1027'의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린 결정이다.
회사는 미국과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에서 글로벌 임상 2상 대상자 등록을 완료했다. 현재 막바지 투약을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3분기 중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하고, 연내 긴급사용신청이나 글로벌 임상 3상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겠다"면서 "미국 등 해외에서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빠른 사용을 위해 대부분 정식 품목허가에 앞서 임상 2상 결과를 통한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전보다 심각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긴급사용승인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이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치료제 개발 판도가 너무 달라졌다"며 "치료제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측면에서 당국이 관심은 있겠지만, 긴급사용승인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투데이/유혜은 기자 (euna@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