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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물가와 GDP

천장 뚫린 물가…기대인플레 10년 2개월만에 최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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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연속 상승…4% 임박

금리수준전망지수 역대 최고

소비자심리지수 16개월만에 기준치 100 하회

경기침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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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6%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전망이 나오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름값 등 일상생활에 필수 항목을 비롯해 밥상 물가도 연일 급등한 데 이어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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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24년 만에 6%대 물가 상승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급등하며 4%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금리수준전망지수 역시 미국의 금리인상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6%포인트 오른 3.9%를 기록, 2012년 4월(3.9%)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월(2.6%)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 4월(3.1%)에 3%대로 진입한 후 5월 3.3%로 올라선 데 이어 4%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특히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판단 지표인 물가인식도 전월보다 0.6%포인트 높아져 역대 최대 오름폭을 나타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에 대한 물가 기대치이기는 하지만 현재 물가 흐름을 계속 반영하기 때문에 높게 나타났다"면서 "국제유가·식량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이 가장 크고, 외식비를 비롯한 개인서비스 요금 등 생활물가와 체감물가가 높은 점이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굉장히 높게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물가급등기였던 2008년 10월 4.6%까지 치솟았고 2011년 4월에도 4%대에 올라선 후 10월 4.3%를 찍은 뒤 내려왔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9)도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르면서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른 데다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리 상승과 주택 거래 부진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98)는 1개월 사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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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긴축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4개월 만으로 소비심리가 비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5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특히 한달 새 향후경기전망(69)은 15포인트나 급락했고, 현재경기판단(60)도 14포인트나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민간소비에 약 1분기 선행한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경기 전망은 어두워지면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통상 경기가 좋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지만 최근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정적 경기 전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고물가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저울질 하는 가운데 급격한 금리인상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 황 팀장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매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가 받쳐준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물가 대책이 체감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금리인상 등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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