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물가와 GDP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물가 최소 0.27%P 더 오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물가 상승률 6%대 기정사실화

노동계 임금인상 요구 빗발쳐 '임금發 인플레' 압력까지 상승

추경호 부총리 "물가-임금 연쇄 상승 악순환 조짐"…과도한 임금인상 자제 당부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다음달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르면 하반기 소비자물가는 최소 0.27%포인트 더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가스요금발(發)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률 6%대 진입의 기정사실화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당시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상가상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높아지고 있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계에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28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품목 가중치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하반기 전기요금이 9%, 도시가스 요금이 9.9%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를 각각 0.14%포인트, 0.13% 포인트 끌어올릴 전망이다.

현재 전기요금은 kWh당 약 110원이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날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 올리기로 결정한 데 이어 10월에는 기준연료비를 kWh당 4.9원 추가로 올릴 예정이다. 하반기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9% 상승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155%포인트 상승하므로(소비자물가 지수 중 전기요금 가중치 15.5),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하반기 물가가 총 0.14%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시가스 요금도 7월 MJ당 1.11원, 10월 0.4원 올라 현재 민수용 요금 평균(15.2858원) 대비 9.9% 상승한다. 도시가스 요금이 1% 인상되면 소비자물가는 0.0127%포인트 오르는데(도시가스 요금 가중치 12.7),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하반기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률은 0.13%포인트다.

이번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만으로 하반기 물가가 최소 0.27%포인트 오르게 되면서 6%대 물가상승률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를 돌파한 이후 올해 3월(4.1%), 5월(5.4%) 각각 4%, 5%를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 26일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6%대 상승을 기정사실화 했다. 물가 상승률이 6%를 넘게 되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11월(6.4%)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물가 급등세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상승 등 대부분 해외발 요인에서 기인한다.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도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물가-임금 간 전가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물가 상황을 감안해 임금을 올려달라는 기업 노조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임금 인상→기업 제품가격 인상→추가 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물가 상승률은 9.5%(1998년2월)까지 치솟기도 했다.

추 부총리도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간담회를 갖고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경쟁적인 가격·임금의 연쇄 인상이 '물가-임금 연쇄 상승 악순환'을 초래해 경제,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며 과도한 임금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최근 일부 IT 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 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지나친 임금 인상은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기업 현장 곳곳에서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할 것"이라며 "결국 기업은 이러한 고임금·고비용 구조 하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소화 해달라는 점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사 간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 생산성 향상 범위 내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고, 각종 비용 상승 요인은 가급적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에너지·곡물가 급등 등 해외발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만큼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과 함께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합심·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져 향후 시차를 두고 물가를 더욱 밀어올릴 것"이라며 "고물가에 따른 임금 인상이 이어지면 다시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임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등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