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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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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번 도전 끝에… 김민규 KPGA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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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서 조민규 꺾고 한국오픈 정상

내달 개막 디오픈 출전권 따내

“그동안 ‘나는 왜 이렇게 안 되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마침내 준우승의 족쇄를 풀고 첫 우승을 차지해 행복합니다.”

26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남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상금 4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된 김민규(21)는 감정이 복받친 듯 이렇게 말했다. 우승한 김민규와 준우승한 조민규는 한국오픈 1·2위에게 주어지는 디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올해 150주년을 맞은 디오픈은 다음 달 14일부터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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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달렸던 김민규가 최고 권위의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작가 손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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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는 열네 살이던 2015년 역대 최연소로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뽑혔고, 중학교 졸업 후에는 유럽으로 건너가 2부와 3부 투어에서 실력을 쌓았다. 2018년에는 유럽 2부 투어 최연소(17세 64일) 우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고서 김민규에게는 ‘준우승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달렸다.

데뷔 첫해 두 차례 준우승한 김민규는 지난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올해 우리금융 챔피언십까지 준우승만 네 번 했다. 이번 대회는 김민규의 코리안투어 37번째 대회였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조민규에게 3타 뒤진 공동 7위였던 김민규는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해 조민규와 연장에 들어갔다.

조민규는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 2011년 8월 간사이오픈 우승, 2016년 9월 후지산케이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 역시 코리안 투어에서는 우승 경력이 없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는 2011년과 2020년, 올해 세 번 준우승했고 지난해 신한동해오픈, 2017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에서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첫 우승에 목마른 ‘두 민규’의 연장 승부는 16~18번 홀에서 3개 홀 합산 방식으로 열렸다. 연장 첫 홀을 나란히 파로 마쳤으나 김민규는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해 1타 뒤졌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마침내 승부가 갈렸다. 조민규의 티샷이 왼쪽으로 말렸고, 김민규의 티샷은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날 뻔했으나 다행히 오른쪽 끝부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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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가 26일 코오롱 한국오픈 4라운드 1번홀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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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를 띄운 김민규는 두 번째 샷을 홀을 향해 쏘았고 그린 오른쪽 러프에 공이 떨어졌다. 조민규는 레이업 후 시도한 세 번째 샷이 그린 옆 러프에 떨어졌고 네 번째 어프로치 샷도 짧았다.

조민규가 5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기록했고, 김민규가 2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1타 차 역전승을 거뒀다.

김민규는 코리안투어 시즌 상금 7억2475만원으로 상금 1위가 됐고,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우승하기 위해선 승부를 결정짓는 클러치 퍼트 능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 더 많이 훈련했다”며 “디오픈에서 경험을 쌓고 올해 미 PGA 2부 투어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2월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민규는 아쉬운 준우승에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이형준과 저린 토드(미국)가 공동 3위(3언더파)에 올랐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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