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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美통화긴축+중국 경기 둔화+우크라 전쟁…신흥국 경제 '퍼팩트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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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간

골드만삭스 FCI 신흥국 104선 웃돌며 금융상황 악화

1~5월중 신흥국 채권, 주식 펀드서 190억 달러 빠져

韓, 중국 경제 연계성 높고 원자재 수입의존 커 위험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중국의 경기둔화 가시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 신흥국의 달러 부채가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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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발표하는 금융상황지수(FCI)는 신흥국의 경우 미 연준의 긴축이 시작되기 이전 100을 밑도는 수준에서 지난 5월말 기준 103~104선까지 상승하면서 급격히 나빠졌다. FC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금융상황이 긴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의 FCI가 지난해 1월 이후 꾸준히 100을 밑돌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해 1~5월 중 채권과 주식펀드를 합한 외국인 투자금 유출액은 190억달러를 기록했다.

신흥국의 금융상황이 급격이 나빠진 것은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긴축 급선회 영향이 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나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등 급격한 통화긴축 전환에 미국 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20년래 최고 수준 등으로 크게 뛰자 신흥국의 외채 상환 부담액이 늘고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 신흥국의 미 달러화 표시 채권의 만기도래 규모는 3993억달러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시장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임에 따라 신흥국의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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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흥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여파도 큰 악재로 떠올랐다. 올 4월말 신흥국의 미 달러화 표시 회사채 잔액 2조6000억달러 중 중국의 비중은 36.7% 수준인데, 이런 중국이 경기 둔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의 부진 지속,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등에 따라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1월 4.8%에서 석달 만인 4월 4.4%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중국과 교역이 활발한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교역연계성이 높은 유럽지역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비(非)유럽 지역 신흥국에도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우는 중이다. 위험노출자금(익스포저)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한 러시아 외화표시 채권의 디폴트 우려도 여전하다. 올 4∼12월중 러시아의 미 달러화 표시 채권의 만기도래 규모는 약 146억달러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경제와의 연계성이 높고 국제 원자재 가격과 곡물 가격의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글로벌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신흥국의 경제·금융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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