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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확연히 달라진 시선…벤투호, 순풍 받으며 월드컵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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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응원과 지지 속 6월 A매치 4연전 마무리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선수들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경기를 4대1로 승리한 뒤 붉은악마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6.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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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감독 경질'을 외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대표팀을 향해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덕분에 벤투호는 든든한 순풍을 등에 업고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벤투호는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서 4-1 대승을 기록, 6월 A매치 4연전을 2승1무1패로 마무리했다.

이번 4연전은 벤투호를 향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2일 브라질전(서울), 6일 칠레전(대전), 10일 파라과이전(수원)까지 3경기가 모두 매진됐고 이집트전도 5만9172명의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붉은 물결로 가득찬 관중석에선 매 경기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심지어 파주NFC에서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보는 '오픈 트레이닝'에도 1초 만에 모집 인원이 들어찼다.

선수들도 당연히 즐겁다. 많은 관중 축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경기 후 늘 운동장을 돌며 팬들과 소통했고, 4-1 대승으로 마무리된 이집트전에선 선수와 팬이 함께 '바이킹 박수'로 호흡을 맞췄다.

권창훈(김천)은 "월드컵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국내에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매 경기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황의조(보르도) 역시 "팬들의 응원 덕분에 기분 좋게 뛰었다.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까지 모두가 팬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전했다.

팬들이 대표팀을 향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대표팀은 더욱 힘이 나 응원에 보답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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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경기 전반 붉은악마가 '우리 다시 함께' 라는 카드섹션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2.6.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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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벤투호를 향한 시선이 처음부터 좋지는 않았다.

초반엔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의구심이 컸다. 일부 팬과 언론은 벤투호를 연일 흔들었다. 감독은 물론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결정적 찬스를 놓친 선수의 SNS는 욕설로 도배됐다.

하지만 벤투호는 묵묵히 제 길을 갔다. 긴 시간 공들여 빌드업 축구의 완성도를 높였고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도 있는 팀을 만들어냈다. 최종예선을 조기 통과하는 등 결과도 냈다.

그러자 팬들이 돌아왔다. 한때 조롱의 대상이었던 대표팀은 이제 팬들의 자부심이 됐다.

팬들은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한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이집트전에서 만난 20대 김유니씨는 "대표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왔다. 성장을 거듭한 벤투호가 그 기세를 이어서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긴 시간을 함께하며 선수단 내부에 힘이 생긴 데 이어, 밖에서도 그런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안팎에서 신뢰와 믿음이 쌓인 벤투호다.

팬들의 이와 같은 지지는 4년 전 완전히 달랐던 안타까운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2018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는 지금과 전혀 달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신태용 감독이 부랴부랴 지휘봉을 잡아 급한 불은 껐지만, 내용과 결과가 팬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다.

심지어 월드컵 직전까지도 대표팀을 향한 지지가 부족했다. 오히려 비난이 쏟아졌다. 커뮤니티에선 "이런 최종예선을 치르고도 월드컵에 나선다는 게 창피하다"면서 "출전권을 반납하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상대 팀이 아닌 자국 팬들이 한국의 월드컵 실패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선수들 역시 주변의 정황을 모르지 않았다. 최종예선 내내 비난에 시달렸던 선수들은 월드컵을 앞두고도 경직됐고, 큰 부담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을 앞둔 안팎의 분위기는 꽤 고무적이다. 적어도 이제는 우리 팬들의 목소리 때문에 대표팀이 흔들리는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큰 대회를 앞둔 대표팀에 가장 힘이 될 수확이다.

4년 전에는 그러지 못했지만 이제는 팬들의 든든한 응원과 함께 월드컵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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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에 1대 5로 패배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축구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6.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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