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이자 1년새 23조 급증
자산시장 위축에 빚부담 눈덩이
금융채 5년물도 10년 만에 최고
자산시장 위축에 빚부담 눈덩이
금융채 5년물도 10년 만에 최고
대기업에 다니는 A(45) 씨는 2020년 9월 인터넷은행을 통해 마이너스통장 계좌를 개설했다. 5000만 원 한도로 연 3.47% 조건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며 투자자산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자 A 씨도 서둘러 ‘빚투(빚내서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 주식 투자로 한때는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A 씨의 주식 계좌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빚투 대출 이자는 한 달 14만 원 정도에서 약 18만 원으로 늘었다. A 씨의 씀씀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집사람도 모르게 대출을 받아서 투자를 한 탓에 주가가 오르기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전에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은행 대출 이자도 ‘물 먹은 솜’처럼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규모는 1764조 원을 기록했다. 당시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2.88%였으니 이자 비용만도 51조 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1859조 원, 평균 금리는 3.98%로 이자 비용은 74조 원이다. 1년 사이 우리나라의 전체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23조 원 늘어난 셈이다. 개별 가계 부담도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게 되면 가계의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은 329만 원에서 489만 원으로 160만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6월 3.75%에서 올 4월 5.62%로 1.87%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기준) 금리는 13일 기준 3.959%다. 금융채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눈앞에 두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범위는 연 4.33~6.88%를 기록했다. 나흘 만에 금리 하단은 0.05%포인트, 금리 상단은 0.07%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