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54홀 스트로크 경기..컷오프 없어
48명 선수가 18홀에서 동시 티오프 '샷건' 경기
개인전 이외에 4명씩 팀 경기 별도 진행
총상금 2억5000만달러 '돈잔치' 막올라
사우디 국부펀드 PIF 지원받아 리브 골프 창설
존슨, 미켈슨, 케빈 나 이어 디섐보 합류 예정
더스틴 존슨이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인근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열린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개막전에서 가장 먼저 티샷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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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아 출범부터 논란을 일으켜온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대망의 티샷을 시작했다.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인근 센추리온 골프클럽 1번홀. 전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주변에는 벌써 많은 팬들이 관중석에 앉아 개막을 기다렸다.
존슨은 힘차게 스윙하며 대망의 첫 티샷을 날렸다. 미국프로골프(PGA)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양분해온 남자골프 시장에서 새로운 제3의 세력의 등장을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었다.
PGA 투어와 어떻게 다른가?
리브 골프는 그동안 자주 봐온 PGA 투어의 경기 방식과 조금은 다르게 진행한다.
이날 경기를 본 시청자들은 참가 선수 전원이 18개 홀에서 동시에 티오프하는 이색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1번 또는 10번홀에서 자신의 경기 시간에 따라 출발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매우 특이한 경기 방식이다. 이런 경기 방식을 ‘샷건’이라고 부른다. 출발 신호와 함께 18개 홀에 있는 선수가 동시에 티오프하기에 끝나는 시간도 비슷하다.
샷건방식은 출발하는 홀이 달라 프로골프대회에선 기상악화 등으로 경기를 빠르게 진행해야 할 때를 제외하곤 잘 사용하지 않는다. 장점은 같은 시간대에 경기에 나서 날씨 등 모든 선수가 비슷한 조건에서 경기한다.
샷건 방식의 경기 진행이 가능한 건 참가 선수가 48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열린 PGA 투어 RBC 캐나다 오픈의 참가 선수는 156명이다.
참가 선수가 48명에 불과한 만큼 2라운드 후 본선에 진출하는 선수를 가리는 컷오프가 없다. 대신, 4라운드 72홀이 아닌 3라운드 54홀 경기로 펼쳐진다. 팬들은 경기가 빨리 끝나 아쉽지만, 선수로서는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리브 골프 상금은 얼마?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올해 총 8개 대회가 열린다. 정규 시즌 1~7차전은 각 총상금 2500만달러, 마지막 최종전(8차)은 총상금 5000만달러가 걸려 있다. 시즌 전체 상금은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다.
정규 시즌은 두 가지 방식으로 열린다. 총상금 2500만달러 중 2000만달러는 개인전, 500만달러는 단체전 상금이다. 개인전 우승자는 400만달러를 받고 4명이 팀을 이룬 단체전까지 우승(300만달러)하면 약 475만달러 이상을 손에 쥘 수 있다. 대회에 나와 꼴찌를 해도 12만달러(약 1억5000만원)은 받아 갈 수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예선을 통과한 뒤 받는 최저 상금은 4만1000달러다.
상금 규모만 놓고 보면 PGA 투어를 훌쩍 뛰어넘는다. 총상금 2000만달러가 넘는 대회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유일하다. 우승상금은 360만달러다. 최고 권위의 대회로 평가받는 마스터스의 총상금은 1500만달러였다.
단체전은 1~2라운드 4명 중 2명의 성적 합계, 최종 3라운드는 4명 중 3명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시즌 종료 기준 두둑한 보너스 상금도 있다. 개인 챔피언에겐 30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준다. PGA 투어의 페덱스컵 우승자가 받는 상금과 같은 액수다. 시즌 챔피언은 매 대회 성적에 따른 포인트 합계로 정한다.
최종전 팀 챔피언십은 4인 1조 팀 매치플레이 형식으로 펼쳐진다. 총상금 5000만달러가 걸려 있으며, 우승 팀은 1600만달러(약 200억원)를 받는다. 4명이 나눠 가지면 400만달러(약 50억2000만원) 씩을 획득할 수 있다. 최하위인 12위한 팀에도 100만 달러(약 12억5000만원)가 주어진다.
돈은 누가 대나?
골프대회의 기본은 스폰서다. 타이틀(대회 명칭)을 쓰는 후원사가 돈을 내 정상급 선수를 불러 모아 경기하는 게 프로골프투어의 기본 방식이다. 따라서 인기가 높은 투어일수록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많다.
리브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 PIF가 대주주인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돈줄’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원받는 리브 골프는 올해 8개, 2023년엔 10개, 2024년과 2025년엔 14개 대회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 역시 리브 골프 시리즈 발전을 위해 추가로 20억달러(약 2조 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리브 골프가 탄생 이전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던 건 바로 후원사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탄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 탄압’ 국가라는 낙인이 찍혔다.
미국 정보 당국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기정사실화했고, 노먼이 대표로 있는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의 직간접적 투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머스 등은 그런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회에는 나갈 수 없다며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리브 골프 누가 출전했나?
리브 골프는 출범 초기부터 출전 선수 문제로 PGA 투어와 갈등을 빚었다. 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리브 골프 측은 ‘돈’으로 선수들을 유혹했다. 미켈슨에게는 2억달러(약 2530억원), 존슨에게는 1억2500만달러(약 1581억원)의 계약금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리브 골프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랭킹 1위이자 PGA 투어 간판이었던 존슨이 개막전 참가를 발표했고, PGA 투어 통산 45승을 올렸고 타이거 우즈(미국)의 라이벌로 불렸던 미켈슨도 개막 직전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나(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언 폴터와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샬 슈워츨(남아공) 등 PGA 투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선수 17명이 속속 합류했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뛰던 재미교포 김시환이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개막전 직전에는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오는 30일 열리는 시리즈 2차전부터 합류할 것이며, 패트릭 리드(미국)도 출전할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PGA 투어 측은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이 시작한 직후 “리브 골프 측으로 이탈한 선수는 앞으로 어떠한 자격으로든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PGA 투어에서 이탈해 리브 골프에 합류할 선수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출범을 주도한 그레그 노먼.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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