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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나는 물가에 기는 대책… “대외 상황 개선만 기다릴 뿐” [세종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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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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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5.4%나 급증했다. 5%대 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물가는 뛰는 데 대책은 신통치가 않다. 최근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민생대책을 발표했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14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부가세를 낮춰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런 조치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물가 0.1%포인트를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를 넘어 6%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월 0.9%에 불과했던 물가는 지난 10월(3.2%)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서더니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 중후반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물가 상승률은 4월(4.1%)들어 4%대로 올라서더니 4월 4.8%을 지나 5월에는 5%대까지 치솟았다.

물가가 급증한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크지만, 거의 모든 품목에서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경유(45.8%), 휘발유(27%), 등유(60.8%), 밀가루(26%), 식용유(22.7%), 갈비탕(12.2%), 치킨(10.9%), 전기·가스·수도(9.6%)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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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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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리두기 해제 영향도 있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위축에다 수요 폭증이 맞물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달 외식물가는 7.4%나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 민생대책을 내놓으며 물가 잡기에 나섰다. 돼지고기와 밀가루, 대두유 등 14개 수입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0%로 낮추고, 수입산 커피와 코코아원두에 붙는 부가가치세(10%)도 내년까지 면제된다. 정부는 커피원두 원가가 9.1%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물가를 0.1%포인트 끌어내리는데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부가세 면제를 통한 가격 인하는 실제 판매점에서 적용하지 않을 경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0.1%포인트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에 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물가를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되면서 추경으로 올려놓은 물가를 다시 되돌리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에도 물가는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앞으로 유가나 원·달러 환율, 식료품 가격 상승세 등에 따라 월 물가가 6%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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