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이 잠실야구장에서 상대 덕아웃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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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고스톱 쳐서 7연속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게 아니에요.”
‘곰탈여’ 김태형 감독의 촌철살인은 여전했다. 김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전술, 지략 그런거 없다. 하루하루 열심히 (경기를)지켜보는 것만 한다”고 말했다. 양석환 김인태 등 부상자가 복귀했지만, 좀처럼 팀 밸런스가 맞아떨어지지 않은 데 따른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나서였다. 김 감독은 “있는 선수들로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방법이 있겠는가”라며 선수 스스로 각자 능력을 폭발할 때를 기다린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두산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팀 밸런스가 떨어질 때 특정 구장, 특정 팀과 만나면 반등했다. 만루홈런 등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가 자멸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경우도 있었다. 김 감독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리저리 계산을 하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고스톱 쳐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게 아니다. 나름대로 이런저런 계산을 한다”며 실토(?)했다.
괜히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칭이 붙은 게 아니다. 비정할 정도로 냉철하게 선수단과 상대팀을 파악해 약점을 파고든다. 한 번 먹잇감을 발견하면,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는 게 김 감독의 힘이다. 그는 “상대 팀 밸런스가 어떤지, 누가 지쳤는지를 살펴가며 이런저런 구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석환이와 (김)인태가 라인업에 합류했으니 이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6월에 기대하는 요소”라고 힌트를 줬다.
김 감독은 “김재환을 비롯해 몇몇 타자들이 승부를 자꾸 뒤로 미루는 감이 있다. 결과를 내려면 붙어야 하는데, 스윙이 안나온다”며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 한마디 속에 두산의 부진탈출 키워드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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