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개최…롯데 신동빈 회장 등 양국 경제인 260여명 참석
한일 협력 '브로커' 송강호 칸영화제 수상에 "한일 문화교류 상징 기쁜 소식"
"엄중한 한일 관계가 경제활동에 영향…정부 대화 진전 기대" 공동성명 발표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경제인 간 대규모 교류 행사로, 2019년 무역분쟁 이후 얼어붙은 양국 간의 경제교류에 다시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사말 하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
한일경제협회와 산업기술협력재단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과 일본 도쿄 호텔오쿠라에서 '한일 경제연계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주제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정치적 갈등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양국 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969년부터 매년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해 왔다.
특히 이번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260여명의 경제인들이 참석해 한일 경제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다.
일본 측에서는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고문, 코지 아키요시 아사히그룹 회장, 이와타 케이이치 스마토모화학 사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최세한 캐논코리아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와타 사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정무관,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 양국의 고위급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회장은 "양국의 경제 교류 확대와 협업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양국 간 결속을 강화한다"며 "정부 간 대화가 진전돼 경제인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이날 행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 대응과 양국 청년 인재 교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 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기업인이 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무비자 방문제도를 조속히 복원하고 글로벌 공급망과 신산업, 에너지 안보 등 미래지향적인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최근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브로커'가 거론되기도 했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를 비롯해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배두나, 이주영 등 한국의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양국 영화인들이 협력한 작품이다.
일본 측 사회를 맡은 우치다 토시아키 일한경제협회 전무이사는 "한일 문화교류를 상징하는 기쁜 소식"이라며 "한일경제인회의 직전에 수상 소식이 전해져 더욱 뜻깊다"고 언급했다.
일본측 발언 듣는 김윤 한국경제협회장과 구자열 무역협회장 |
한일경제인들은 양국 정부 간 대화 진전을 촉구하고, 경제협력과 상호교류를 증진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엄중한 한일 관계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과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양국을 둘러싼 환경은 유사하고 환경과 에너지, 탈탄소, 저출산 고령화 등 공통 과제가 많다"며 "세계정세 변화와 코로나19 등 급속한 변화 속에서는 양국의 연계와 협력, 분담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부 간 대화가 진전돼 양국 경제인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는 내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kcs@yna.co.kr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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