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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20주년④] 홍명보 "우리는 너무 큰 사랑 받은 사람들… 베풀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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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만 16경기…"가장 기억나는 것은 폴란드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사실은 정말 차기 싫었다"

[편집자주]보면서도 믿기 힘들던 2002 월드컵 4강의 기적이 벌써 20주년을 맞았다. <뉴스1>은 그때의 영웅들을 만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새롭게 나아갈 20년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언제 떠올려도 흐뭇할 일이나 매양 '그땐 그랬지'로 끝나선 곤란하다. 더 흐릿한 기억이 되기 전에, 미래발전을 위한 값진 유산으로 활용하려는 생산적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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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6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스포츠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16/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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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2002년 6월 한반도는 축구공 하나에 들썩였다. 이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조차 거두지 못했던 한국 축구가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4강의 기적을 썼으니 전 세계가 함께 놀랐다. 온 국민이 함께 열광하며 작성했던 신화의 중심에는 '캡틴' 홍명보(현 울산현대 감독)가 있었다.

당시 히딩크호에서 홍명보 감독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시작해 터키와의 3위 결정전까지 늘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중심을 잡았다.

20년이 지난 2022년 현재 홍명보 감독은 K리그 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동안 A대표팀 코치, U-20 대표팀 감독, U-23 대표팀 감독, A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다양한 역할을 했던 홍 감독은 지난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치열한 경쟁의 중심에 있다.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주변에서 월드컵 개최 20주년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출전했다. 한국 축구사에서 본선 4회 출전은 홍 감독이 유일하다.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또한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2년까지 한국이 치른 16경기를 모두 소화,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총 4번의 월드컵에 나섰지만 그중에서도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의미가 남다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2년 동안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었는데 과외 선생님을 잘 만나서 풀어낸 느낌이었다"며 20년 전 성공적인 그때를 돌아봤다.

이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9경기에 출전했는데 단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늘 벽에 부딪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2002 월드컵을 앞두고 '또 다시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심적인 부담과 불안함이 컸다"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한국은 폴란드와의 대회 첫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을 연거푸 쓰러뜨리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16번의 월드컵 경기 중 폴란드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폴란드전 승리 직후가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다. 1990년 월드컵 데뷔전보다 폴란드전이 더 기억에 남는다"며 "본선 10번째 경기만에 거둔 승리였다. 목표로 설정한 16강을 위해 폴란드는 꼭 잡아야했는데 그때 승리로 부담이 많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월드컵은 운도 많이 따랐다. 홈에서 열린 대회라 관중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줬기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국민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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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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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8강에 진출할 때까지 홍 감독은 후방에서 팀을 지키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스페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 5번 키커로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았다. 당시 4PK3으로 앞선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이케르 카시야스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 4강 진출의 마침표를 찍었다.

홍 감독은 "스페인과의 연장전까지는 팀으로 만든 결과였는데 승부차기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심적 부담이 컸다. 내가 5번 키커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시 박항서 코치님께 빼달라고 요청까지 했다"며 "나한테까지 오지 말고 4번 키커에서 승리가 결정되길 간절히 바라며 순서를 기다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자신의 걱정과 달리 마지막 키커로 등장해 깔끔하게 득점,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홍 감독은 "그 전까지는 대표팀에서 페널티킥을 전담할 정도로 잘 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페널티킥 전담 키커가 바뀌면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며 "만약 내 직전에 스페인의 호아킨이 성공했었다면 내가 실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광적인 응원으로 한국 축구는 월드컵 4강이라는 기록을 썼고, 일부 선수들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또한 몇몇 선수들은 유럽 진출에 성공하는 등 당시 월드컵 멤버들은 승승장구했다.

홍명보 감독은 "2002년에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이제는 당시 멤버들이 한국 축구를 위해 공헌해야 한다. 개개인의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방향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각자 방송, 지도자, 행정 등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국민들로부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구나'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 경험을 한국 축구가 더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당시 경험은 다시 살 수 없는 귀하고 값진 것"이라며 "20년 전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한 이들이 많은 사람,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되는 역할들을 했으면 좋겠다"며 거듭 '베푸는 삶'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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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6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스포츠클럽하우스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16/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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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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