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4경기에서 벌써 16개의 병살타를 치며 고전하고 있는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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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타가 벌써 16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 얘기다. 4시즌째 두산에서 뛰고 있는데, 올 시즌 유독 고전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원래 병살타를 많이 치는 타자다. 2020년 26개를 쳐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을 경신했다. 두 번째 최다 기록도 페르난데스가 보유했다. 이듬해인 2021년 병살타 25개로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도 두산이 페르난데스와 재계약한 건, 독보적인 안타 생산 능력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7년간 한 시즌 200안타에 가장 근접했던 타자다.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때려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빅 게임'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지난해 말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고민하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그래도 올해는 병살타가 지나치게 많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5일까지 올 시즌 첫 44경기에서 병살타 16개를 쳤다. 앞으로 100경기를 더 해야 하는데, 2020년 자신이 남긴 역대 최다 기록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이 기세라면 올 시즌 병살타를 52개까지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리그 최다 기록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이저리그(MLB)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인 36개(1984년 짐 라이스)도 넘어설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발이 느린데다 올해 땅볼 타구 비율이 더 높아진 탓이다. 페르난데스는 25일까지 땅볼 아웃(GO) 72개, 뜬공 아웃(FO) 33개를 기록해 GO/FO 수치가 2.18에 달한다. 리그 평균(1.09)의 두 배고,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위에 해당한다. 병살타 26개를 친 2020년(GO/FO 1.37)보다 GO 편중 현상이 더 커졌다.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페르난데스가 좀처럼 타구를 띄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44경기에서 벌써 16개의 병살타를 치며 고전하고 있는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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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세 시즌처럼 활발한 타격으로 병살타의 아쉬움을 만회하는 것도 아니다. 페르난데스의 시즌 타율은 0.284로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5위다. OPS(출루율+장타율) 0.687은 리그 3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안타 48개를 쳤지만, '안타 제조기'의 명성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0.216에 그치고 있다. 네 번의 만루에서도 병살타 2개만 추가하고 안타 없이 물러났다. 홈런도 하나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잦은 병살타로 흐름까지 끊으니 구단은 속이 탄다.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그랬다. 페르난데스는 0-4로 뒤진 6회 초 무사 1루 반격 기회에서 투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기세가 꺾인 두산은 이후 대량 실점하고 3연패 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페르난데스와 함께 7위 두산도 상승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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