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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3연전의 표면적 원인으로는 불펜이나 실책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패한 20일과 22일 경기 중반까지 앞서 있다가 역전패했다. 20일에는 마무리 고우석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수비진의 실책이 나오며 끝내기 패배했다. 22일에는 1-0으로 앞선 8회 2사 후 추신수의 동점 홈런을 시작으로 연이어 3실점하며 1-3으로 졌다.
LG의 강점은 마운드에 있고, 그 마운드 중에서도 불펜이다.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은 리그 최고로 뽑힌다. 이들 사이에 중간중간 끼어들어갈 수 있는 좌완 원포인트 및 필승조 못지않은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도 꽤 많다. 일단 6회까지만 앞서 있으면 승률이 높은 팀임은 분명하다. 그런 불펜이 무너졌으니 눈에 크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꼭 불펜 탓일까. 어쩌면 타격 부진이 이번 시리즈의 열세로 이어진 결정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 LG는 세 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뽑고도 그 흐름을 추가점으로 이어가지 못했고, 그러더니 불펜이 쫓겼으며, 결국 두 경기에서나 역전패를 당했다. 간신히 이기기는 했으나(4-3) 21일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역시 추가점이 안 나와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는 20일에는 2회까지 뽑은 4점이 전부였다. 3회부터 9회까지는 무득점이었다. 21회에도 전체 득점 4점이 모두 5회까지만 나왔다. 6회부터 9회까지는 0만 새겼다. 22일에는 2회에 뽑은 1점이 전부였다. 공격은 일을 안 했고, 사실 어떤 팀이든 1득점 경기에서는 거의 다 진다. 추가점이 안 나올수록 불안감은 더 커졌을 것이다. 차라리 쫓아가는 게 더 편안할 법한 흐름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LG의 이런 흐름이 비단 이번 3연전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잠재적인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의 올 시즌 타격 지표는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22일까지 팀 타율 리그 2위(.261),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리그 2위다. 그러나 이런 타격 지표와 별개로 허점도 있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자주 드러난다.
LG의 7~9회 타율은 0.246으로 리그 5위에 머물고 있고, 불펜이 막아내지 못하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마운드가 4실점 이상을 한 경기에서는 6승15패다. 리그 중위권 팀들과 비슷한 승률이다. 공격이 만회를 못해준다는 이야기다. 팀 홈런은 늘어났지만, 코칭스태프가 그렇게 강조한 ‘짜임새’는 아직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타격은 강했던 불펜마저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다. 점수차가 넉넉하지 못하면 자연히 필승조 소모가 클 수밖에 없고, 이 필승조가 144경기 레이스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때로는 고비 때 도망가고 대량 득점을 하는 날이 있어야 필승조들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새로운 투수를 실험할 여유도 생긴다.
빈공은 투수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 “4~5점 줘도 괜찮다”가 아닌, “4~5점 주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심리가 지배하는 순간 투수들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기 어려워진다. 타격과 마운드는 따로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야구에서 최선의 공격은 투수들의 맹렬한 공격이 될 수 있듯이,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 LG가 대권 도전에 나서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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