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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김인환, 한화 육성 신화 다시 쓴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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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화의 육성 선수 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김인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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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28·한화)은 17일 조용히 중심타선에 복귀했다. 그리고 안타 두 개를 때려내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잘 나가던 삼성을 맞아 한화가 맞본 모처럼의 연승이었다.

김인환은 대졸 입단 7년차다. 한창 손맛을 보고 있을 경력이지만 이달 초에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늦깎이다. 김인환의 올해 연봉은 3200만원. 프로야구 최저 연봉보다 불과 200만원 더 많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 6연패에 빠져 있던 한화 수베로 감독은 타순을 대거 교체했다. 터크먼을 1번, 정은원 2번, 노시환 3번, 5번에는 박상언을 배치했다. 어, 그럼 4번 타자는?
김인환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4번에 기용됐다. 전날 5번으로 나서 홈런을 터트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타순 변경에 대해 설명하던 수베로 감독은 터크먼, 정은원, 노시환에 대해 언급했을뿐 새 4번 타자는 생략했다.

이날 출전한 5개 구장 10개 구단 4번 타자의 평균 연봉은 7억5500만원이었다. SSG 한유섬이 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두산 김재환 15억원, NC 마티니 10억원(인센티브 포함), 롯데 이대호 8억원, KT 박병호와 삼성 오재일 6억원 순이었다.

4번 타자의 평균 연봉을 깎아먹은 두 선수가 있었다. 한화 김인환과 키움 이주형(3000만원)이었다. 4번 타자가 주는 중압감 때문일까. 김인환은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삼진을 3개나 당했다.

전날엔 홈런 포함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는데. 다음날 김인환은 6번으로 강등됐다. 3경기 내리 6번에 기용되다 17일 5번으로 복귀했다. 그 기념으로 맛좋게 안타 두 개를 터트렸다.

김인환은 2016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프로의 문을 두들겼다. 이영하(두산), 최충연(삼성), 최원준(KIA), 홍창기(LG) 같은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쏟아진 해였다. 한화는 그해 1차 지명서 김주현(롯데)을 뽑았다.

김인환은 2차 지명 10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그의 포지션인 1루수는 원래 강타자들이 즐비한 자리다. 웬만큼 타격에 재능을 보이지 않은 한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다.

육성선수라는 이름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하지만 산 너머 산이었다. 김태균, 이성열이라는 스타가 그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성열과는 좌타자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이 둘이 은퇴하자 자리가 나는 듯했다. 하지만 금세 또 좌절했다. 같은 1루수에다 역시 좌타자인 이성곤이 삼성에서 이적해 왔다. 그러는 동안 김인환은 한화 2군에서 꾸준히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마침내 1군에서 그를 불렀다. 5월 3일 SSG전서 8회 대타로 나가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다음날 수베로 감독은 그를 선발로 기용했다. 타순은 터크먼과 노시환 다음인 5번이었다.

김인환은 2회 첫 타석서 이태양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20년 가까운 그의 야구 인생에 비로소 햇살이 들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김인환은 17일 현재 한화 타자 가운데 가장 타율(0.326·규정 타석 미달)이 좋다.

한화는 장종훈이라는 한국 프로야구 첫 육성선수 신화를 쓴 팀이다. 또 한번의 신화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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