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량 3년 6개월만에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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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3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동월대비로는 아직 두자릿수 상승률을 지속 중이고,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으로 60조원에 달하는 돈이 시중에 풀릴 예정이어서 유동성 축소가 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올 3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658조5000억원으로 2월보다 4조1000억원(0.1%) 줄었다. M2 기준 통화량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2018년 9월(-0.1%) 이후 3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8%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M2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금리 영향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를 올렸음에도 M2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전히 금융환경이 완화적 수준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조만간 60조 추경으로 세수로 걷어들여야하는 자금이 다시 시중으로 나오고 은행들의 대출 영업도 확대되는 추세여서 다시 통화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금융상품별로 정기 예·적금이 한 달 전보다 8조2000억원 늘었고 수익증권도 5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금전신탁은 10조5000억원, MMF도 8조9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측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수익률이 나빠지며 MMF와 금전신탁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M2에 잡히지 않는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 등 다른 항목으로 일부 이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15조2000억원 늘었고 기업도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경우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통화량이 늘었다. 반면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23조3000억원 줄었다.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는 1358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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