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5개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롯데 내야수 한동희. /OSEN DB |
[OSEN=한용섭 기자] 개막 한 달 동안은 마치 2010년 이대호(롯데)를 보는 듯 하다. 2022년 한동희(롯데)는 괴물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만 23세의 거포 유망주인 한동희는 2일 현재 타율 1위(.436), 홈런 1위(7개), 장타율 1위(.766), 출루율 1위(.491), 최다안타 공동 1위(41개), 타점 2위(22개), 득점 공동 3위(17개) 등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 톱클래스다. KBO리그가 시상하는 8개 공격 부문에서 5개 부문에서 1위다.
비록 시즌은 이제 한 달이 지났지만, 한동희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12년 전 같은 팀 선배 이대호를 떠올리게 한다.
이대호는 2010년 KBO리그에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겼다. 타율 3할6푼4리, 홈런 44개, 133타점, 99득점, 174안타, 장타율 .667, 출루율 .444로 7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120kg에 이르는 거구가 도루를 제외한 공격 7관왕에 오른 것.
올해 한동희는 당시 이대호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 한동희는 12타수 7안타(타율 .583)를 몰아치며 싹쓸이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29일 경기에선 9회 잠실구장 한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고, 30일 경기에선 3타수 2안타 1볼넷, 1일 경기에서는 3안타(5타수) 맹타를 터뜨렸다.
올 시즌 한동희가 안타를 못 친 경기는 25경기 중에서 단 2차례 뿐이다. 최근 18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3안타 경기를 5번이나 만들었다. 팀 후배 투수 김진욱은 “동희형이 나가면 다 칠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과 한동희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OSEN DB |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 주말 한동희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았고, 한동희의 놀라운 한 달에 대해 말했다. 성실한 훈련과 꾸준한 경험이 쌓여서 잠재력이 터졌다는 것이다.
서튼 감독은 “라이언 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꾸준한 훈련을 해왔다. 기술적인 부분은 끝까지 타격하는 것을 강조했다. 공이 어느 코스로 와도 끝까지 자신의 스윙을 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풀스윙을 하는 것. 지금은 한동희는 어느 코스 공이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서튼 감독은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의 경험이 쌓여서 그것을 토대로 성숙한 타자가 됐다. 4년간 경험을 쌓아서 5년차인 지금 그는 모든 부분에서 성장했다. 자신감도 커졌고, 똑똑한 타자가 됐다.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팬들은 모르겠지만 한동희는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 성실한 선수다. 팀 훈련에 앞서 자기 훈련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는 3년차인 2020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뛰었다. 2020년과 2021년 연거푸 17홈런을 때리며 재능을 보여줬다.
타자들이 타격감이 좋거나, 타격 성적이 좋을 때 공이 수박만큼 크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상대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노리고 있는 공이 올 때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타석 어프로치도 좋아진다.
서튼 감독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 상대 투수의 공을 예상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투수들이 어떻게 투구할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며 “1~2년차 타자들은 상대 투수를 잘 모른다. 자신의 장점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타격 계획을 수립하고, 어떤 카운트에서 어느 구종을 던질지 준비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경험과 성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년차 한동희는 지금 타석에서 그러한 것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LG전에서 1회 한동희는 LG 임찬규의 3구째 커브에 배트가 나오다가 순간적으로 멈칫하면서 배팅 타이밍을 맞춰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초구 직구-2구 커브에 이어 3구째 임찬규의 주무기에 잘 대응한 장면이었다.
12년 전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한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2021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계약을 하면서 올해까지 뛰고 은퇴한다고 밝혔다.
한동희는 이대호의 경남고 직계 후배다. 2018년 입단 후 롯데의 차세대 4번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레전드의 은퇴 시즌으로 아쉬운 롯데 팬들에게 앞으로 이대호의 빈 자리를 채워줄 4번타자를 이어받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이대호의 최전성기인 2010년을 떠올리게 하면서. /orange@osen.co.kr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한동희와 이대호(오른쪽). /OSE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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