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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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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 손잡고 컴백한 싸이 “‘이 형 아직도?’란 말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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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9일 정규 9집 ‘싸다9’로 컴백하는 가수 싸이(45)는 청음회 행사에서 발매 10주년을 맞은 자신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대해 ″특별한 노래″라면서도 ″그렇다고 제가 그 시절에 젖어 살지는 않는다. 방 한 구석에 진열되어 있는 가장 큰 트로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피네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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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규 9집 ‘싸다9’로 컴백한 가수 싸이(45)는 “20대에는 20대가 타깃, 30대에도 20대가 타깃, 40 하고도 절반이 지나버린, 이번 앨범도 20대가 타깃”(‘9INTRO’)이라고 노래한다. 어느덧 40대 중반, 데뷔 22년차가 됐지만, 세월이 흘러도 젊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뮤지션이고 싶다는 의미일 테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청음회 행사에서 “20대들이 이 앨범을 듣고 ‘야, 이 형은 아직도 이러고 있네?’라는 말을 해주면 가장 성공”이라며 “‘이 형은 아직도 이상한 춤을 추고, 이상한 옷을 입고 이러고 있네’라는 얘기를 꼭 듣고 싶다”고 말했다.

2017년 발매한 8집 이후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싸이가 들고 나온 타이틀곡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프로듀싱부터 작사·작곡·편곡에까지 참여한 ‘댓 댓’(That That)이다. 슈가는 랩 피처링에 더해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해 싸이와 안무 호흡도 맞췄다.

싸이는 슈가와 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작년 가을께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슈가가 저에게 너무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었다며, 프로듀싱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제가 크게 잴 상황도 아니어서 연신 ‘귀한 발걸음 고맙다’면서 정성스럽게 함께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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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규 9집 ‘싸다9’로 컴백한 가수 싸이(45)가 방탄소년단 슈가와 협업한 타이틀곡 '댓 댓'(That That)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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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EDM 기반 곡을 주로 해왔던 그는 “당시 저에게는 EDM 기반의 댄스는 그만해야 할 텐데, 그렇다고 템포가 처지는 노래를 할 건 또 아닌 것 같다는 고민이 있었다. 라틴 계열이 들어간 댄스곡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슈가가 딱 그런 곡을 들고 온 것”이라며 슈가를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슈가와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맞다, 나도 저렇게 재밌게, 거리낌 없이 음악 했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에게도 (슈가의) 뜨거운 열이 많이 전도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10주년 맞은 ‘강남스타일’…“흥행 당시 정신적으로 피폐”



BTS가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선전하기에 앞서 2012년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핫100’ 2위를 기록했던 싸이는 ‘빌보드 선배’라는 수식어 앞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강남스타일’의 흥행 당시 저는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폐하고 불안했다. 내가 뜬 게 아니라 곡이 뜬 거였기 때문이었다“며 “심지어 어떤 외국인들은 제 이름이 ‘강남스타일’인 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BTS, 블랙핑크 등 현재 북미에서 유명세를 펼치고 있는 아이돌 후배들은 저와 정반대로 ‘사람’이 뜬 케이스다. 그런 건 지속성, 영속성이 길다”면서 “BTS가 제가 못다 이뤘던 ‘빌보드 1위’를 이뤄줘서 개인적으로 커다란 박수를 온몸으로 보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국위선양을 위해 음악 하는 건 아니겠지만, 지금대로 계속 가면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순간들을 더 많이 선사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8집 발매 당시 “철저한 내수용”이라고 표현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앨범은 ‘수출용’이라고 봐도 되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단어를 썼던 것 자체가 약간 미국병 말기였던 것 같다. 이젠 수출, 내수 이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앨범이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제 제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열리는 저의 여름·겨울 공연이다.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꽤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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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규 9집 ‘싸다9’로 컴백하는 가수 싸이(45)는 청음회 행사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열정을 담아, 열심히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사진 피네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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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피처링이 피처링이기 때문에 정말 미세하게, 빌보드는 아니고 유튜브 조회수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며 슈가가 출연한 ‘댓 댓’ 뮤직비디오의 조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이 이후 K팝의 국제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제가 미세하게 기여한 영향이 있다면, 빌보드 집계 순위 방식에 유튜브를 포함되게 했던 것”을 꼽으며 “실제 BTS 친구들도 고맙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해서 뿌듯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앨범 발매, 소모적인 일이지만 열심 다해”



이번 앨범에 실린 12곡 중에는 슈가와 협업한 타이틀곡 외에도 크러쉬(‘Happier’), 성시경(‘감동이야’), 헤이즈(‘밤이 깊었네’), 제시(‘GANJI’), 타블로(‘forEVER’), 마마무 화사(‘이제는’) 등 후배 뮤지션이 참여한 곡이 여럿이다. 싸이는 “후배 뮤지션 7명이 참여해줬는데, 7명 모두 그 어떤 조건도 없이 흔쾌히, 수락을 해주는 상황에서 ‘아, 앞으로 더 잘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핫하고 영한 뮤지션들이 저와 나이 갭(차이)을 느끼지 않고 이질감 없이 함께 교감을 했다는 점이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지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싸이는 이번 앨범을 표현하며 ‘열심’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앨범을 통째로 듣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 디지털 시대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것에 대해 “사실 소모적인 일”이라고 표현하며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이 있는데, ‘진인사’는 다한 앨범”이라며 “열정을 담아, 열심히 만들었다. 꼭 1번부터 12번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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