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누가 자영업자와 최저임금 노동자를 싸우게 만들었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자영업계와 노동계가 만나 최저임금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구조가 만들어낸 을들의 싸움"이라며 연대와 상생의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참여연대 등 노동·자영업·시민사회 단체들은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2022 최저임금 투쟁 을들의 연대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최저임금을 둘러싼 서로의 입장을 공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각 단체들은 '최저임금이 자영업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며 경영계 등이 제기하는 최저임금 책임론을 두고 "자영업계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높은 임대료, 대기업의 상권 침해, 손실보상의 부재 등 자영업계에 가해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놔둔 채 자영업계 고통의 책임을 최저임금으로만 돌리면, 결국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최저임금 노동자라는 이 사회의 '을'들끼리 갈등할 수밖에 없다고 단체들은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성원 한상총련 사무총장은 특히 '내리갈굼' 식으로 전가되는 비용부담을 "최저임금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저항이 심한 이유"로 꼽았다. "원재료비 대비 최종 상품 및 납품가격은 쉽게 상승할 수 없는 구조"나 "절대적으로 임차인이 을의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는 임대차 구조" 등 자영업자에게 전가되는 비용부담이 큰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지출 비용 가운데 유일하게 결정권을 가진 것이 인건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노동계에서 반대하는) 최저임금 차등지급의 경우에도 자영업자 개개인들은 찬성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며 "을들의 연대가 쉽지 않은 이유다. 앞으로도 (갈등이 예상돼) 우려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자들은 다만 "(최저임금) 차등지급이나 인하 등이 (자영업자 문제의) 근본적인 답은 아니"라는 데 뜻을 모았다. "자영업자가 어려운 현실은 최저임금보다도 임대료, 원·하청 구조 문제, 불공정 계약 등의 문제가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정을 통해 자영업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발상은 결국 별 효과 없는 '달래기'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호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최저임금은 국가 차원으로 저임금과 빈곤 문제를 해소하여 사회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임금정책"이고 "경영계 등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주장하는 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은 산업구조에 대한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운동에 있어서 을들의 연대는 최저임금을 올림으로써 소비를 올리고, 그 소비가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자영업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정치권 등의 책임방기에서 기인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자영업자의 85%가량이 임차인이고,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가장 큰 부담 또한 임대료 고정비용으로 조사됐다"며 시민사회계에선 "이러한 고정비용, 임대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에) 수차례 지적"했지만 지원정책의 미흡으로 결국 자영업자 개인이 그 비용을 "빚내서 감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플랫폼 수수료 등도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작년 1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해당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의 근본은 대기업, 임대인, 플랫폼 등에 (사회적) 비용분담의 책임을 묻지 않아온 우리 사회의 경제구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2022 최저임금 투쟁 을들의 연대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프레시안(한예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