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밀가격 전년동월比 76%↑…커지는 식품 가격인상 압박
글로벌 곡물기업·국내 사료·비료 업체는 반사이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계의 밀가루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2022.3.2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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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밀 가격 상승으로 식품기업과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먹을거리의 주요 원재료인 밀 가격마저 뛰고 있어서다.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시카고선물거래소(CBOT)를 통해 받은 세계 곡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밀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약 76% 오른 톤당 412달러(약 5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283달러 대비로는 37.1% 올랐다. 이달 7일에는 밀 선물 가격이 475.4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밀 가격이 크게 오른 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3~6개월 뒤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인상 압박은 중·하반기에 가중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밀 소비량의 99%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밀 가격이 오르면 식품·외식물가는 덩달아 오른다. 앞서 식품·외식업계가 원자재비 및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소비자 물가를 줄줄이 인상했는데 밀 가격도 폭등하면서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식품기업들은 수개월 치 원자재를 비축해두기 때문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태 장기화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피크림 수원인계점(롯데GRS 제공)©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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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반영에 나선 곳도 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4월1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2%씩 인상한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을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모든 원부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가 주요 원자재인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원재료비 상승에 시름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 수 있어 원재료비 인상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밀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면 자영업자들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글로벌 곡물 기업과 국내 사료·비료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 사료 업체인 현대사료와 비료업체인 조비의 주가는 최근 치솟고 있다. 곡물가격이 급등하면 비축해둔 물량만큼 차익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의 안정화 대책과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협의회 측은 "주요 제분 업체들이 도매가격 담합 등 가격 인상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조사와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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