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난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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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과 만났다. 둘은 덕담을 주고 받는 가운데 서로를 겨냥해 ‘뼈 있는’ 발언을 하며 묘한 기류가 흘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장 의원의 예방을 받고 윤 당선인의 취임 축하 메시지가 적힌 축하 난을 선물 받았다. 난에는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축취임(祝就任)’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박 원내대표가 장 의원에게 “어서 오시라”고 인사하자 장 의원이 “아주 좋은 것으로 제가 직접 가서 선택해서 가져왔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내내 미소를 지으며 인삿말을 나눴지만, 긴장감이 스쳤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저녁 윤 당선인께 말씀드린 것처럼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그 출발은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그것을 가장 크게 우선적으로 (신경 써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과의 통화한 사실을 전하면서 “여야가 얼마나 협력하는가는 전적으로 윤 당선인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새로운 여야 관계 설정의 첫 관문은 3월과 4월 국회를 민생 개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172석의 거대 야당(민주당)을 존중하면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장 의원은 “진심을 담아 축하드린다”면서도 “여야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후보는 취임하더라도 110석에 불과한 소수 여당을 발판으로 정권을 운영해야 한다. 상대는 172석의 더불어민주당이다.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 동의가 없으면 윤 후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장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요청에는 “늘 존중하고 의논드리고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장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박 원내대표가 인선도 하고 업무 인수 인계한 다음에 (윤 당선인을) 꼭 한번 식사자리 모시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거대 야당이 될 상황에 대해선 “저도 걱정이다. 박 원내대표에게 저희가 국정 운영하면서 많은 것들을 상의하고 의논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결정 이전이라도 정책 방향 결정 된 것이 있다면 인수위 차원에서라도 자주 의논 드리고 혜안을 듣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장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추경할 때 기억할지 모르겠으나 제가 추경안을 혼자서 본회의에 앉아서 찬성 버튼 누른 적 있다”며 “또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을 할 때 저 혼자 일어나서 박수 친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야당 의원으로서 협치에 노력했다는 취지다.
장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게) 저희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따끔하게 비판해주시되, 첫 시작하는 새로운 정부가 일할 수 있는 도움을 주십사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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