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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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對)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들어가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1880원대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만 따지면 2000원대 진입이 코앞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6%(4.30달러) 상승한 12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다. 한때 WTI는 129.44달러까지 뛰어오르기도 했지만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가 예상됐던 조치인 만큼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미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지난해 미국 전체 에너지 공급의 8% 수준으로 크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27.98달러로 전날보다 4.77달러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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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 등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동참할 경우, 국제유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서방이 제재에 참여하면 러시아는 중국과 일부 독립국가연합(CIS)에만 원유를 공급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WTI는 140~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가가 요동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오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87.62원으로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원 넘게 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들어서는 20원씩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26.02원 오른 ℓ당 1957.50원을 기록했다. 전날 1900원대를 넘어선 지 이틀 만에 1950원대 중반대에 진입했다. 2000원 넘는 휘발유 가격을 표시한 주유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향신문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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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가격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직전인 지난해 11월11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1810원)은 이미 지난 6일(1812.9원) 넘어섰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통상적으로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선행지표인 국제유가 추이를 따라가는 만큼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휘발유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를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22.99달러를 기록했다. 이 때보다 가격이 월등히 높았던 때는 2008년 7월4일(140.70달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은 185.1원 올라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되려 지금이 4163원 비싸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수요 위축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 주 배럴당 5.7달러로, 전주(6.9달러)보다 1달러 이상 하락했다.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화학업계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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