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일 하이퍼커넥트 창업자 인터뷰
미국 매치그룹에 2조원 기업 매각 이후 경영관 변화
조직 리더십 강화…글로벌 프로젝트 운영 자신감
예비 창업인에 “메타버스 유행 타야”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1981년생 △2000년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2003년 네오위즈 △2007년 검색엔진 업체 레비서치 창업 △2014년 하이퍼커넥트 창업(현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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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이 됐습니다. 직장 상사가 두 명 생겼고요. 더 큰 꿈을 꾸게 됐습니다.” 최근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미국 매치그룹(Match Group)의 일원이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해 2월, 회사 지분 100%를 매치그룹에 약 2조원(17.25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밝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매각 절차가 완료된 시점은 그해 6월 말. 그는 김밥집부터 검색엔진 업체까지 여러 번의 창업 실패를 딛고 자수성가한 수천억 자산가로 알려졌으나, 대외 행보가 없어 베일에 가려졌던 인물이다. 매치그룹에 몸담은 지 7개월여가 지나서야 말문을 열었다.
2014년 3월 설립된 하이퍼커넥트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중동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영상 메신저 ‘아자르’로 대박을 냈다. 중동에서 인기를 끌 줄은 회사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세계 각지의 들쭉날쭉한 통신 환경과 저 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안정적으로 영상 스트리밍을 구현한 기술력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후 소셜 영상 스트리밍 앱 ‘하쿠나라이브’와 메타버스 데이팅 앱 ‘슬라이드 싱글타운’을 내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자르(Azar) 대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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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리더십’ 필요할 때
안상일 대표는 자신을 ‘리쿠르터(채용하는 사람)’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인재 확보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혹할 인재라면 직접 약속을 잡고 미팅에 나선다. 회사 홈페이지엔 ‘미국 스케일’의 보상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400여 명인 직원을 연내 500명 이상으로 늘린다”고 했다. 인재 확보는 하이퍼커넥트의 성장세가 여전한 이유도 있지만, 매치그룹과 협업하면서 경영관에도 변화가 생긴 덕분이다. 바로 ‘리더십 보강’이다. 작년 말부터 조직에 변화를 줬고 내부 승진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앱의 기능을 가입과 운영, 결제 부분으로 나누면 한국에선 3명의 서비스 리더가 적합하다고 볼 수 있으나, 매치그룹은 배 이상의 리더를 둔다. 더 세밀하게 부분을 나눠 리더십을 갖고 일 처리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다.
안 대표는 “전체 직원 수도 늘겠지만, 리더를 많이 보강한다고 보면 된다. 리더십에 욕심 있고 빨리 승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또 “회사는 한국에 있지만, 일하는 구조는 완전한 글로벌 회사”라며 “매치그룹의 여러 브랜드 사람들이 많이 와 있고 협업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스케일’ 보상에 대해선 매치그룹 주식을 얘기했다. 행사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하고 적지 않은 세금을 부담하는 스톡옵션에 비해 미국 상장사 주식이 더욱 확실한 보상일 수 있다. 안 대표는 “40여 개 브랜드를 가진 매치그룹이다.여러 나라에 오가며 협업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기반 소셜 인맥찾기 플랫폼 ‘슬라이드 싱글타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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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미쳤다
안 대표는 “지금 메타버스에 미쳐 있다”고 했다. 실시간 영상으로 세계인을 연결하고 사람 얼굴을 3D 아바타로 자동화하는 등 제반 기술은 갖췄다. 올해는 기존 서비스를 띄우는 동시에 메타버스 사용자경험(UX)을 강화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기업(B2B) 대상의 영상 솔루션 사업에도 힘준다. 안 대표는 “메타버스는 기술집약적 개념”이라며 “기술의 종류가 많고 구현 난도가 높아 기술에 포커스된 하이퍼커넥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자르와 하쿠나 라이브는 처음부터 메타버스를 염두에 두고 출시한 서비스는 아니다. 그는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탈바꿈)’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메타버스가 될 수 있도록 구성요소와 기술을 공격적으로 도입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베타 출시한 슬라이드 싱글타운은 메타버스 기반 소셜 데이팅 서비스다. 안 대표는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흐름 속 데이팅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고민했고 그 문제를 풀고 있는 단계”라며 “테스트하고 수정하는 사이클을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 타깃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창업한다면 ‘메타버스’
안 대표는 한국에서 글로벌 성공 경험을 가진 흔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예비 창업인에게 “지금은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솔직한 진단을 내놨다. 하이퍼커넥트가 사업 시작했을 때보다 고객을 모으기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아자르 초창기 중동지역에선 1인당 100원 정도 비용을 들이면 모객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비용이 20배로 늘었다. 그런데 고비용을 들여 사람을 모아도 추가 수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그나마 메타버스에선 희망이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 시장이 주류가 아닐 때 들어갔던 사람들이 지금은 잘 됐다고 본다. 비트코인도 회의감이 컸으나 지금도 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메타버스가 그런 상황이고 메타와 애플, 구글 등 빅테크가 투자하고 밀어붙이면서 결국 트렌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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