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유세버스에서 선거운동원과 운전기사가 사망한 사고를 수사 중인 가운데 17일 안 후보 유세버스를 개조한 경기도 김포시 모 업체에 안 후보 유세버스가 입고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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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한 청년당원이 “당적을 던지며 이야기하는 마지막 충정”이라며 유세 버스 사고가 일어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청년당원 A씨는 19일 밤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사랑하는 당을 떠난다”며 “과학기술 중심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뜻을 받들어 가장 말단의 선거운동원으로서 활동하고자 했으나 그 꿈은 접어둘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인명 사고가 났던 버스와 동일한 구조의 차량을 타고 서울 지역 유세에 참여했다는 A씨는 “뒷좌석에 앉아있으니 유난히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을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당시 안전에 관한 특별한 정보를 고지받지 못했기에 특별한 의심 없이 계속 버스에 탑승했다고 한다. 앞좌석에 탔던 누군가가 “두통이 너무 심하다”고 항의해 차가 멈췄고, “머리가 아픈 분들은 나와서 공기를 쐬라”는 권유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저는 졸음이 너무 쏟아진 나머지 움직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천만다행이게도 화학병 출신의 한 선거운동원이 감각적으로 중독을 의심해 버스 지붕에 있는 창문을 열어주셨고 저는 그 덕분에 큰 변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이날 서울지역 선거 유세가 오후 2시에 조기 종료됐으며 차량 문제가 당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A씨는 말했다. 그는 “차량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분명 당에 전달됐을 텐데 우리는 왜 동지를 잃을 수밖에 없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중간에 보고가 누락됐을 수도,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잘못된 관행이 문제가 되었을 수도, 조직체계가 미비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것을 감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안 후보가 출마선언식 때 말한 ‘안전한 나라’를 향한 우리의 한 걸음이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노력하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하는지 뼈를 깎아내는 심정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책임질 것이 두려워 누군가 보고를 중간에 누락해 이 내용 자체가 아예 지도부에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자는 당을 욕보이지 마시고 스스로 책임을 지시길 바란다”며 “제가 당적을 던지며 이야기하는 마지막 충정”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오후 5시 24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도로에 정차해 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유세버스 안에서 논산·계롱·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이 운전기사와 함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강원도 원주에서도 또 다른 유세 버스 사고로 운전기사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유세버스 내 화물칸에 있던 발전기에서 고농도 일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승객칸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유튜브 ‘안철수 TV’ 라이브 방송에서 “제 목숨을 걸고 그분의 희생이 헛돼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생각과 다짐, 각오를 하게 됐다”며 “일주일 전의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가 정말 각오와 결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천안으로 가서 (고인의) 부인을 뵀다”며 “고인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달라고 오히려 그러셨다. 그래서 제가 참 드릴 말씀이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면서 “반드시 위기 상황의 대한민국을 구해야겠다.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그게 제 역사적 소명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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