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도핑 논란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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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타이가트 미국반도핑기구(USADA) 위원장은 17일 CNN과 인터뷰에서 “발리예바는 다분히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5살인 발리예바는 금지된 약물인 트리메타지딘과 금지되지 않은 약물인 하이폭센, L-카르티닌을 함께 사용했다”면서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발리예바 청문회 내용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어머니는 “발리예바가 심장변이를 치료하기 위해 하이폭센을 복용했다”고 증언했다.
타이가트 위원장은 “하이폭센은 산소 포화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USADA에선 경기력 향상 물질로 보고 2017년 금지약물 지정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할아버지가 복용하던 약물이 섞여 소변 샘플이 오염된 것이라는 발리예바의 주장에 대해서도 타이가트 위원장은 선을 그었다. 그는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의 농도는 1mL당 2.1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샘플 오염으로 판명받은 다른 운동선수의 샘플과 비교해 200배 가량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트리메타지딘을 매일 정량으로 복용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라며 “할아버지와 물컵을 나눠 썼기 때문이라는 발리예바의 주장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타이가트 위원장은 “누군가가 발리예바에게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도록 가르치거나 이끈 것 같다”며 “그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한 누군가일 수도 있다. 겨우 15살인 소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고 이런 짓을 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도핑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발리예바는 세계 최고의 여자 피겨선수로 추앙받았다. 이번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채취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되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와 관련된 모든 올림픽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등은 발리예바의 출전을 막기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는 발리예바가 도핑 검사 결과를 너무 늦게 받았고 아직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후 발리예바는 청문회를 통해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나온 것은 할아버지와 물컵을 나눠 쓰다가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 성분이 우연히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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