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 사진=Gettyimage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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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곽윤기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곽윤기는 16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과 한 팀을 이뤄 6분41초69의 기록으로 캐나다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남자 계주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곽윤기는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올림픽이었다.
곽윤기는 2007년 고등학생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쟁을 뚫고 쟁쟁한 한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뽑혔다. 이후 2009 세계선수권 대회 1500m와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그렇게 출전한 첫 올림픽인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계주에서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폭풍 같은 인코스 추월을 보여주며 한국에 은메달을 안겼다.
이후 담합 논란으로 3년 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2011-201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부상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곽윤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섰다. 비록 임효준이 넘어지며 남자 계주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그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곽윤기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8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남자 계주의 금메달 획득에 앞장서기도 한 곽윤기는 2021-2022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4위에 오르며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상 최고령 올림픽 국가대표가 됐다.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경기인 5000m 계주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를 통해 "평창 때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이야기한 것 같은데, 이제는 정말 마지막 올림픽이다. 스케이트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곽윤기는 실력 뿐만 아니라 맏형의 역할에도 충실하며 동생들에게 격려와 힘을 아끼지 않았다.
준결승전을 마치고 함께한 선수들에게 "첫 올림픽인데도 긴장 안 하고 잘 해준 준서와 동욱이가 정말 고맙다. 이제는 맏형만큼 팀의 기둥이 되어 준 대헌이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렇듯 곽윤기는 팀 동료들에게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만, 발언을 해야 할 때에는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곽윤기는 이번 대회 중국이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터치를 하지 못했음에도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거침 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억울하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라며 "'내가 꿈꿨던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인가'라고 반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표팀과는 관계없는 판정이었지만, 우리가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만약 우리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너무나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곽윤기는 이 모든 일련의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인터뷰에서 "동료들과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소신을 전한 바 있다.
리더십과 유머를 겸비했지만, 일침할 때는 일침할 줄 아는 '맏형' 곽윤기를 중심으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황대헌이 편파 판정을 딛고 1500m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고, 5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곽윤기는 준결승전을 치르고 "제 목표는 흔적을 남기는 삶을 사는 것이다. 베이징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빙판 위에 아낌 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곽윤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비록 이제는 올림픽에서 볼 수 없지만, 곽윤기는 자신의 목표대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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