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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굶주림에 음식 쓰레기 먹다 숨졌다… 두살·네살 미얀마 형제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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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망한 형제의 시신이 수습되는 모습.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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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살던 미얀마 국적의 어린 형제가 굶주림에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14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2살·4살 형제의 아버지 A씨(36)는 전날 오후 6시쯤 말레이시아 랑카위 한 해안가 마을 쓰레기통 근처에서 쓰러져 있던 두 아들을 발견했다. 당시 아이들은 입에 거품을 문 상태였고 A씨는 즉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아이들을 급히 이웃집으로 옮겼지만 그사이 형제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형제가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음식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신을 병원으로 옮겨 사후 코로나 검사와 부검을 진행하는 등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아버지 A씨를 체포해 구금했다.

이들 가족은 제대로 된 거주지 없이 남의 집에 얹혀사는 등 매우 가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마을에서 배를 고치고 잡일을 도와 생활을 이어왔다고 한다. 미얀마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난민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한편 미얀마군을 피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모여 사는 로힝야족 중 일부는 말레이시아 밀항을 목표로 브로커를 고용하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국교가 이슬람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수개월씩 바다를 떠돌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도 많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국내 난민이 20만명 이상이라며 추가 유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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