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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우크라이나 둘러싼 강대국 셈법에 요동치는 지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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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보전 지지’ 한다던 바이든, 우크라 방문 요청에 묵묵부답
독일 총리, 최대 피해국 우려에 방문길 올라
실제 침공 시 전 세계 중·러 vs. 서구로 경제권 양분
우크라 사태 장기화하면 미국 인플레 고착화


이투데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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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셈법에 지정학적 환경이 요동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강대국 셈법에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향후 수일 내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해주면 미국이 우리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고 이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2분간 전화 통화를 했지만, 긴장해소를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젤린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14~1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직접 방문에 나선 것이다. 도이체빌레(DW)는 숄츠 총리의 우크라이나·러시아 방문이 양국의 긴장 완화 외에 또 다른 동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산업계는 자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지나치게 경색되지 않는 것을 원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2’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소속 정당인 사회민주당 당내 분위기도 감안해 방문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독일은 러시아의 2대 교역국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군사적 지원에 나선 다른 서방 연합국과 달리 그간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에도 묵묵부답이었던 것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서방사회가 의도적으로 러시아의 침공 위험을 확대 조장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러시아 편들기에 나섰다. 즉 미국이 유럽에서의 미군 입지를 강화하고 유럽과 러시아와의 관계 약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러시아 침공준비설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지정학적 관계가 재배치돼 전 세계가 러시아·중국이 주축인 경제권과 시장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 민주주의 경제권 등 크게 두 개로 양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권 양분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가에서는 우크라이나 긴장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문제 역시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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