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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빙속 황제·여왕, 세월을 짊어지고 달렸지만…[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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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4번의 올림픽 출전을 이룬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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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4번의 올림픽 출전을 이룬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 박종민 기자
한때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을 호령했던 장거리 황제와 단거리 여왕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이승훈(34·IHQ)과 고다이라 나오(36·일본)가 자신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열심히 달렸지만 시상대에 서진 못했다.

이승훈은 정재원(서울시청), 김민석(성남시청)과 함께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 나섰다. 3분41초89로 8개 참가 국가 중 6위를 기록했다.

상위 4개 국가까지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한국은 오는 15일 캐나다와 5, 6위 결정전으로 밀렸다.

이승훈은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평창 대회 당시는 16살이던 정재원, 19살 김민석 등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맏형으로서 역주를 펼쳤다.

앞서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5000m 은메달로 아시아 선수 최초 장거리 메달을 따냈다. 1만m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며 장거리 황제로 우뚝 섰다. 소치올림픽에서는 은메달 1개에 그쳤지만 평창 대회 때는 신설된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30대 중반의 나이는 어쩔 수 없었다. 평창 대회 이후 후배 폭행 논란까지 겹쳐 마음고생을 했던 이승훈은 베이징에서 4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섰지만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매스스타트 경기가 남아 있지만 현재는 세계 랭킹 4위라 메달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노컷뉴스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한 에린 잭슨(미국)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손을 잡고 있다. 에린 잭슨은 이날 37초 04로 우승했으며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낸 흑인 여자 선수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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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한 에린 잭슨(미국)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손을 잡고 있다. 에린 잭슨은 이날 37초 04로 우승했으며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낸 흑인 여자 선수가 됐다. 연합뉴스

고다이라도 이날 여자 500m에 나섰지만 38초09의 기록으로 전체 30명 중 17에 머물렀다.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아쉬운 성적이 나왔다.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고다이라는 '빙속 여제' 이상화(33)의 라이벌이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서 500m 2연패를 이뤘지만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의 벽에 막혀 3연패가 무산됐다. 뒤늦게 전성기가 찾아온 고다이라는 36초 94의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특히 고다이라는 경기 후 은메달을 따낸 이상화가 눈물을 펑펑 흘리자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으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력은 물론 매너까지 '빙속 여왕'의 칭호를 이상화로부터 물려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고다이라 역시 30대 중후반의 나이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평창 대회 24위에 그쳤던 에린 잭슨(미국)이 37초0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선(의정부시청)도 평창 16위에서 이번 대회 7위(37초60)로 올라서며 완전한 세대 교체를 알렸다.

올림픽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장거리 황제와 단거리 여왕. 이들의 퇴장 속에 전성기를 맞는 젊은 선수들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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