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빙속 500m '평창 金' 日 선수, 17위에 그쳐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결승선을 통과 후 숨을 고르고 있다. 2022.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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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빙속 여제' 이상화(33) KBS 해설위원이 4년 전 자신과 우승을 다퉜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6·일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는 13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09로 17위에 머물렀다.
4년 전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겼던 고다이라의 부진이다. 고다이라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고전했음에도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여자 500m 랭킹 3위를 기록,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메달리스트 후보였다.
하지만 이날 고다이라는 기대만큼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초반 100m를 10초72로 돌파, 불안하게 출발한 고다이라는 레이스를 거듭하면서 속도가 떨어져 결국 17위로 이 종목을 마쳤다.
대한민국 이상화가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미소 짓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37초33으로 은메달을, 고다이라 나오는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2018.2.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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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으로 경기장을 찾은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경기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상화는 대회가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상화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여자 500m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2018년 평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3연패에 도전했지만 고다이라에게 막혀 은메달에 만족했다.
평소에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던 둘은 경기 후 포옹을 나눴고 이상화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포옹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취재진도 해설위원으로 이번 대회를 찾은 이상화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상화는 "(4년 전 포옹은) 나 역시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고다이라와 추억을 떠올린 뒤 "고다이라는 4년 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아직 남아있는 1000m에서 용감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어 "고다이라의 부상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챔피언의 무게가 사실 견디기 쉽지 않다"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고다이라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과거 자신과 금메달을 다퉜던 라이벌을 응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1000m 은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는 오는 17일 여자 1000m에서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고다이라는 2021-22시즌 ISU 1000m 랭킹 2위를 기록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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