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선DB |
이 전 대표는 9일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홍보 앱인 이재명플러스에 올린 칼럼에서 이같이 비판하면서 윤 후보가 검사 재직 시절 “정치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해하고 고인께서 운명이라 말씀하시며 우리 곁을 떠나시는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집권 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前) 정부에 대한 적폐 청산 수사를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오늘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정치 보복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청산한다고 한다”며 “기가 막힌다. 적폐란 무엇인가. 적폐는 오랫동안 기득권을 움켜쥐었던 사람들의 부정부패가 썩고 썩어 켜켜이 쌓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찌 5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검찰과 감사원, 보수언론에 시달리고 K-방역과 G10 국가를 향해 여념 없이 달려온 문재인 정부에 적폐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과 국정농단 심판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고 검찰총장까지 고속 승진을 시켜준 사람이 바로 윤석열 후보”라며 “만일 문재인 정부에 적폐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윤석열 후보에게 있을 것이다.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켜켜이 엉켜 찐득하게 달라붙은 기득권의 부정부패인 적폐를 치우는 것은 청산이지만, 적폐를 쌓을 시간조차 없었던 사람들의 적폐를 만들어 모해하고 탄압하는 것은 정치보복”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것인가. 또 누구를 상대로 악어의 눈물을 흘리겠다는 것이냐”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선 당신에게 사형을 언도했던 전두환을 사면했고 문재인 정부는 탄핵당한 박근혜씨까지 사면하며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막으려 했다”면서 “그러나 윤석열 후보가 정치 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됐다. 다시금 ‘지못미’를 외치는 그런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들, 합리적인 보수의 모든 분들께 촉구의 말씀을 드린다. 정치보복의 불행한 과거가 반복되어서는 미래로 갈 수가 없다”며 “야만스런 과거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모두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저는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3초가량 말문을 잇지 못하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진보 진영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정치보복이냐, 저절로 드러난 거냐’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직접 수사를 안 해서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었다.
윤 후보는 “2008년에 박연차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이뤄지고 그 사건이 검찰이 송치되는 과정에서 그런(노 전 대통령 관련) 진술이 나온 것 같다”며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전직 대통령을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정권에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아주 어리석은 정치인이나 어리석은 대통령이나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는 2009년 5월 그가 서거하기 전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담당했다. 윤 후보는 2008년 대전지검 논산지청장을 거친 뒤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대구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를 지냈다. 이후엔 대검찰청에 올라와 범죄정보2담당관, 중수2과장 등을 역임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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