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선수단장 "쇼트트랙 편파판정, CAS에 제소할 것"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강력하게 요청할 것"

바흐 IOC 위원장과 면담 요청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이 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윤홍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이 쇼트트랙에서 나온 심판의 편파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토마스 바흐 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윤 단장은 8일 오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 프레스 컨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IOC에 항의 서한을 발송해 강력하게 의의를 제기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유승민 IOC 위원을 통해 직접 바흐 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 단장은 "부당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 7일 열린 남자 1000m에 출전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으로 경기를 망쳤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중국의 런즈웨이, 리원룽과 함께 레이스를 펼쳐 당당하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심판은 비디오 판독 결과를 근거로 황대헌이 경기 중 선두로 치고 나갈 때 뒤늦게 코스를 파고 들었다며 실격을 선언했다. 황대헌의 실격으로 조 3위였던 리원룽이 결승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어 열린 준결승 2조의 이준서는 조 2위를 기록했지만 역시 판정에 발목이 잡혔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후 이준서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리우 샤오왕(헝가리)과 부딪친 부분에서 레인 변경 판정을 내리며 그의 탈락을 선언했다. 조 3위였던 우다징(중국)이 이준서를 대신, 결승에 진출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경기 후 심판위원장에게 강력히 항의했으며 ISU와 IOC에 항의 서한문를 발송했다. 또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외신기자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2022.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음은 윤 단장 및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코치와의 일문일답.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했나.
▶(윤 단장) 선수단에 심리 상담사가 있다. 이영석 쇼트트랙 코치를 통해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심리 상담을 받도록 조치하겠다. 선수단장을 포함해 대표단이 선수들을 찾아가서 개별적으로 응원도 잊지 않겠다.

-선수단 대회 보이콧 요청이 왔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윤 단장) 국민들로부터 선수들을 베이징에서 철수하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부분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가 더 많다.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한 뒤 선수들이 열심히 뛰도록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윤 단장) 스포츠에서는 페어플레이가 담보 돼야 한다는 것을 바흐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제 스포츠계의 윤리를 지속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하겠다.

-박장혁의 남은 경기 출전 여부는.
▶(이 코치) 박장혁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 피부가 살짝 찢어져서 꿰맸는데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박장혁은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한 데 선수들과 논의한 뒤 결정할 것이다.

-황대헌의 플레이가 실격이 아닌 이유는.
▶(최 단장) 직선 주행에서 중국 선수들이 (황대헌의) 추월을 방해했다. 황대헌은 흔들면서 인코스로 파고드는 작전을 펼쳤다. 코너 입구에서부터 공간이 있어 황대헌이 무리 없이 들어갔다. 충돌 없이 맨 앞으로 빠졌다. 규정에는 뒤늦은 출발로 접촉이 있는 경우 실격을 주게 돼 있는데 황대헌은 (중국 선수들과) 접촉이 없었다.

-이준서는 어떤 상황인가.
▶(최 단장) 이준서는 정상적으로 인코스로 추월했다. 이준서가 2위에 위치했고 3위에 헝가리 선수, 4위에 중국 선수가 있었다. 영상을 분석한 결과, 중국 선수가 헝가리 선수의 왼쪽 엉덩이에 손을 대면서 미는 동작이 있었다. 이 때 헝가리 선수의 중심이 흔들리면서 이준서와 충돌이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헝가리 선수와 중국 선수 간 문제가 있었다.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이준서가 역주하고 있다. 이준서는 2위로 골인 했지만 레인변경 반칙으로 실격했다. 20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CAS 제소는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가.
▶(윤 단장) 2012 런던 올림픽 때 CAS 제소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와 관련된 변호사단을 즉시 선정했고 현재 절차를 확인 중이다. 정리하는 대로 CAS 제소 절차를 밟을 것이다. 이번 판정 자체가 바뀌지 않겠지만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부당한 판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승전 상황에서 심판의 판정이 중국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됐다고 보는가.
▶(최 단장) 심판은 경기의 조력자로서 잘못된 부분을 정확한 판단을 내려줄 의무를 갖고 있다. 절대 경기를 지배해선 안 된다. 결승에서는 5명의 모든 선수가 실격 사항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상황에서 헝가리 선수는 팔을 벌렸고, 중국 선수는 양손을 이용해서 헝가리 선수를 잡아당겼다. 그런데 헝가리 선수만 실격을 받은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

-향후 추가적인 중국의 홈 텃세 대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 코치) 선수들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아웃코스, 인코스로 나오는 상황에서 선수 간 터치를 줄이는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 시합에서 봤듯이 스치지도 않았는데 실격 판정이 나와서 답답하다.

-여자 500m서 넘어진 최민정의 상태는 어떤가.
▶(이 코치) 빙질 문제는 선수들도 인지하고 경기에 임하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최민정이 넘어졌는데 장비 등을 더 완벽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더 집중해야 한다.

(최 단장) 빙질 문제는 항상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대두됐던 문제다. 한 경기장에서 오전에는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오후에는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8강전 경기에서 최민정이 넘어지고 있다. 20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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