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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올림픽 코앞인데 축구가 문제...중국은 왜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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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14억명, 축구할 11명 없나" 분노...축구 문화 없이 성급한 발전론 역행

베이징 올림픽 축제에 빠져들어야 할 지금, 중국은 축구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곳곳에서 수치·좌절·절망이란 표현이 쏟아집니다. 성난 축구 팬은 중계를 보던 TV를 박살 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모두 베트남전 패배 때문입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커녕 한 수 아래로 봤던 베트남에도 무너지는 축구, 부인할 수 없는 중국 축구의 현주소입니다. 베트남에 덜미를 잡힌 건 1959년 이후 63년 만에 처음이라 하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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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가 베트남에 패하자 한 축구팬이 TV를 부수는 장면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사진='웨이보' 캡처)




베트남 소셜미디어 '웨이보'엔 중국 축구 팬들의 분노가 담겼습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경기가 끝난 뒤 두 시간 만에 128만개의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습니다. 내용도 비난 일색입니다. '이런 스코어, 이런 패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한탄도 있지만 '지난 20년간 중국 축구는 무엇을 했는가. 앞으로 20년 뒤엔 어떻게 될까'처럼 절망도 드러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2002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입니다. '중국 대표팀을 해체하라'는 직설도 터뜨렸고, '14억명의 인구에서 어떻게 축구를 할 11명이 없나?'라는 냉소도 이어졌습니다. 세상의 중심이라 주장하는 중국이 축구에서만큼은 변방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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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22월드컵 최종예선 베트남전에서 1대3으로 패했습니다. 중국 축구팬들은 소셜미디어에 비판글을 쏟아냈습니다.




중국 축구의 절망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2015년 '축구 굴기', 즉 축구로 우뚝 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제자리걸음, 아니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곳곳에 1000개의 축구학교를 세우고, 축구공으로 하는 체조까지 만들며 국가 프로젝트로 축구 육성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짧은 시간에 무리한 축구 발전을 꾀하면서 웃지 못할 촌극만 만들고 있습니다. 2년 전엔 2022년 월드컵을 대비한다며 축구대표팀 상비군들을 모아 석달간 군사훈련을 시킨다고 해서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30년 안에 월드컵 개최는 물론이고 우승을 해야 한다”고 목표를 내세운 게, 오히려 무리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귀화시켜 대표팀을 꾸렸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축구는 엄청난 투자에도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나'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2년 전 중국의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은 이런 말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월드컵 진출보다 개최국에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월드컵 유치가 더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직된 축구 구조, 낮은 축구의 저변이 조급한 발전 계획만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할 축구의 문화는 없고, 성급한 방법론만 찾다 보니 계속 고꾸라지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위적인 방식들이 축구의 자유, 그리고 상상력을 억제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하는지 모릅니다.

오광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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