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통증에도 2세트부터 출전해 디그 8개·블로킹 3개 활약
리시브하는 송희채 |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역 후 2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송희채(30·우리카드)는 여전히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발목 통증을 털어내고, 팀의 3연패 탈출에 공헌한 날에도 송희채는 "설날에 배구를 TV로 보지 않고, 직접 뛸 수 있는 게 신기하다"며 웃었다.
우리카드는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방문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3-25 25-18 25-23 25-17)로 꺾고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날 우리카드는 1세트 막판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1세트 내내 웜업존에서 동료를 응원하던 레프트 송희채는 2세트 시작과 동시에 코트에 들어섰다.
송희채는 최근 서브 훈련에 몰두하다가 발목에 불편함을 느꼈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송희채에게 휴식을 주고자 했다.
그러나 팀이 흔들리자, 송희채를 투입했다.
송희채는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송희채는 몸 상태에 전혀 이상이 없는 선수처럼, 코트를 누볐고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몸을 날려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디그 8개를 기록하는 등 수비 안정에 힘을 보탠 송희채는 블로킹 득점 3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리며 '공격력'도 뽐냈다.
우리카드 레프트 송희채 |
신영철 감독은 "송희채와 배구에 관해 자주 대화한다. 나는 '화려한 배구'가 아닌 '정교한 배구'를 원한다. 송희채에게 어울리는 배구도 정교한 배구"라며 "송희채가 점점 정교한 배구를 알아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송희채는 "자신감만 앞세우다가 날린 경기가 있다.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해, 상황에 맞는 배구를 펼치려고 노력 중"이라며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를 통해 팀에 녹아들고 있다"고 했다.
송희채는 2020년 5월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우리카드는 그해 4월 입대를 앞둔 송희채를 삼성화재로부터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송희채는 군 생활 1년 6개월 내내 '배구'를 그리워했다.
개인 훈련에 제약이 있다 보니 "전역 후 바로 코트에 설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부대 내에서 '실내 배구 훈련'을 할 수 없는 터라, 실외 벽이나 그물망을 이용해 '공 훈련'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송희채는 전역하자마자 '다재다능한 레프트'의 위용을 되살렸다.
2021년 11월 21일에 전역한 그는 11월 23일부터 코트를 누볐다.
실전을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되살린 그는 팀 훈련은 물론이고 개인 훈련도 자청하며 '우리카드가 원하는 배구'를 익혔다.
송희채는 "내가 배구를 직접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며 "더 절실하게 배구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자 더 애쓰고 있다"고 배구를 향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우리카드와 송희채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그는 "우리카드가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걸 부대에서 TV로 봤다. 팀 동료들이 부러웠다"며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 시절인 2014-2015, 2015-2016시즌에 챔프전에 출전했고,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 시즌에도 꼭 챔프전에서 당당하게 코트를 밟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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